강성매파 금융위원장, 금리 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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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매파 금융위원장, 금리 올릴까?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08.0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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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5일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금융위원장 후보로 지명했다.금융통화위원이 금융당국 수장으로 자리를 옮기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고 후보자는 옛 재무부, 재정경제원, 금융감독위원회, 금융위원회를 두루 거쳐 내일이라도 즉시 업무 착수가 가능한 금융 베테랑으로 평가받는다. 동시에 그에겐 강성 매파라는 수식어도 붙어다닌다.고 후보자는 금통위 위원으로서 기준금리와 관련해 평소 '매파' 성향 인물로 통했다.그런만큼 금리인상을 통해 가계부채를 더욱 옥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 사진=금융위원회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 사진=금융위원회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고 위원 지명사실을 발표하고 고 후보자에 대해 "금융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고, 최초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연임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전문성과 역량을 인정받아 왔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거시경제와 금융 전반에 대한 풍부한 식견, 경제·금융 위기 대응 경험이 많다"고 평가했다.

박 수석은 "코로나19 대응 금융 지원, 가계부채 관리, 금융산업·디지털금융 혁신, 금융소비자 보호 등 금융 현안에 차질없이 대응해 줄 것"을 주문하고 "기획재정부 등 관계 기관과의 긴밀한 소통·협력을 통해 우리 경제의 빠르고 강한 회복과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에 기여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수석의 발표는 고 후보자의 자격은 물론,그가 풀어야 할 숙제를 나열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의 말대로 고 후보자는 두루 경험을 쌓은 정통 관료다. 경복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아메리칸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행정고시 28회로 1986년 공직에 들어온 뒤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옛 재무부에서 국제금융국, 옛 재정경제부에서 경제정책국 등에서 근무했다. 2007년에는 금융감독위원회 기획행정실장, 2012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등을 역임했고, 2015년 금융위 상임위원을 거쳤다.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 등을 거쳐  한은 금통위원을 맡고 있다.

금통위원으로서 고 후보자는가 평소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통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지난 15일 열린 금통위에서 위원 7명 가운데 홀로 '금리를 0.25%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낸 것은 그의 성향을 잘 보여준다.

이는 고 후보자가 지난 5월 열린 여신금융협회에서 '최근 경제 상황과 향후 정책 과제'라는 강연회에서 민간부채·부동산금융 증가속도가 빨라지는 데 대해 상당한 걱정을 표시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의 강성매파 행보는 정통 재무관료 경력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 2003~2016년에 금융위에서 근무하며 가계대출 부실과 금융권 감독업무를 주고 관할했다. 카드 사태와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문제를 수술대에 올렸다.그는 당시 가계부채가 금융리스크로 번지는 위기를 관리한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 들어 지속된 초저금리로 주식·부동산 시장에 생긴 자산거품을 연착륙시키고 가상자산(암호화폐) 등 산적한 과제를 그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0.5%다. 기준금리야 한국은행이 결정하지만 금융회사에 가계대출 금리 인상 등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증권사들은  한국은행이 8월에 기준금리를 0.75%로 0.25% 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한은이 경기 개선, 주택시장과 연계된 금융불균형 우려를 고려해 오는 2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나금융투자의 채권담당 이미선 연구원은 지난 4일 '스태그플레이션 논란과 장기금리 하락'이라는 보고서에서 경제부총리와 국토부장관의 발언, 7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통화완화 정도의 조정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문구가 추가된 점,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2%대로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본 정부의 판단과 7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대부분 위원들이 금리인상 필요성에 공감한 점등을 고려할 때 8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인상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농축수산물 등의 가격상승으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2.6% 오르면서 4개월 연속으로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고 후보가가 금통위원직에서 물러난다면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작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정숙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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