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파월"테이퍼링은 지지, 시점은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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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파월"테이퍼링은 지지, 시점은 글쎄요"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8.2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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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홀 연설...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상승, 미국 국채금리 하락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제롬 파월 의장의 한 마디에 미국 뉴욕주식시장의 3대 지수가 뛰고 미국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는 등 시장은 긍정 반응했다.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는 지지한다면서도 시점을 단정하지 않은 것이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의지가 약해 금리 인상이 아직 멀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이미 Fed의 통화정책 무게추는 테이퍼링으로 기울어있다는 것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확인됐다. 시장은 그 시점이 언제가 될 것이냐를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파월 의장이 '연내'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시사하지 않자 이를 환영한 것이다. 

이날 파월 연설과 이전까지 Fed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을 감안할 때 Fed는 이르면 다음달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27일(현지시각) 온라인으로 진행된 잭슨 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Fed 유튜브 캡쳐
제롬 파월 Fed 의장이 27일(현지시각) 온라인으로 진행된 잭슨 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Fed 유튜브 캡쳐

■파월 "연내 테이퍼링 지지"만 밝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7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Fedd 하계 휴양프로그램인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통화완화 정책을 되감겠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그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지금의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일시현상으로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이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파월은 이날 연설에서 "지난달 FOMC에서 대부분 참석자들처럼 나 또한 경제가 전반적으로 예상하는 것처럼 개선을 지속하면 (채권매입) 속도를 늦추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Fed가 지난 18일 공개한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 참석자들이 연내 테이퍼링에 찬성한 반면 '일부' 참석자들은 좀 더 기다리자는 주장을 폈다.

파월의 이날 연설은 연내 테이퍼링을 주장한 '대부분' 참석자에 본인도 포함돼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파월은 지난달 FOMC 뒤 미국 경제가 "7월 탄탄한 고용 보고서라는 형태로 더 개선됐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변이 추가 확산 또한 있었다"고 단서를 달았다.

델타변이 확산은 미국 경제전망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Fed는 월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매입을 차차 축소하는 테이퍼링으로 기울고 있는 시점에 델타변이 확산은 경기둔화 위험에 대한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날 미국 상무부가 공개한 7월 소비지출 통계는 델타변이 확산으로 소비자들의 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음을 확인시켜줬다. 7월 가계 소득이 1.1% 증가했음에도 소비지출은 증가폭이 0.3%에 그쳤다. 6월 소비지출 증가율 1.1%의 3분의1에도 못미친다.

서비스 부문 지출은 늘었지만 재화 부문 지출은 줄었다.

팬데믹 피해가 가장 극심한 산업 분야인 여행·레저 부문도 델타변이 확산으로 회복에 다시 제동이 걸렸다.

잭슨홀 미팅이 온라인으로 전환된 것도 델타변이 확산때문이다. .

매년 와이오밍주 잭슨홀의 그랜드테턴 국립공원에서 심포지움을 개최했던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은 지난주 이를 온라인 행사로 전환했다. 지난해 팬데믹 속에서 온라인으로 행사를 치른 뒤 올해는 다시 잭슨홀에 모여 심포지움을 열 계획이었지만 델타변이 확산 여파로 결국 지난주 계획을 수정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설 대부분을 왜 지금의 인플레이션이 일시 현상으로 끝날지를 설명하는데 할애했다. 파월 의장은 팬데믹 여파로 중고차 가격을 비롯해 일부 제품 가격이 폭등하면서 물가가 뛰었지만 앞으로 수개월에 걸쳐 이 같은 일시 요인이 사라지면서 인플레이션은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 30년간 전세계 물가를 안정되도록 하는 데 기여한 국제 공급망이 팬데믹 충격을 딛고 재가동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뉴욕증권거래소 3대 지수가 27일(현지시각) 제롬 파월 Fed 의장이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를 시사했지만 일제히 상승마감했다. 거래소 직원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뉴욕증권거래소
 뉴욕증권거래소 3대 지수가 27일(현지시각) 제롬 파월 Fed 의장이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를 시사했지만 일제히 상승마감했다. 거래소 직원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뉴욕증권거래소

■주가상승,국채금리 하락

뉴욕 주식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이날 3대 지수 모두가 높은 상승세로 마감하는 등 동요하지 않았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와 기술주 나스닥 지수는 사상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날에 비해 0.69%( 242.68 포인트) 상승한 3만5455.80으로 장을 마쳤다. S&P500은 0.88%(39.37 포인트) 뛴 4509.37, 나스닥 지수는 1.23%(183.69 포인트) 급등한 1만5129.50으로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보건 업종이 0.16%, 유틸리티가 0.03% 약보합세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9개 업종이 모두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재량적 소비재 업종은 0.9%, 필수 소비재 업종은 0.35% 상승했다. 에너지 업종은 2.62% 급등해 전날에 이어 이날도 11개 업종 가운데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금융 업종은 1.31% 뛰었고, 산업 업종과 소재 업종 역시 각각 0.69%, 1.33% 상승했다.

부동산은 0.87% 올랐다. 기술 업종과 통신 서비스 업종도 각각 0.97%, 1.6% 뛰었다.

CNBC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얼마나 불안감을 느끼는 지를 나타내는, '월가 공포지수'라는 별명이 있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는 2.44 포인트(12.95%) 급락한 16.40을 기록했다.

파월 의장이 연내 테이퍼링 쐐기를 박았지만 시장은 이미 18일 FOMC 의사록에서 통화정책 무게추가 연내 테이퍼링으로 이동했음을 인지한터라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시중 금리 기준물인 10년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이 시작돼도 금리인상은 한동안 없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한데 따른 것이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에 비해 0.042%포인트 내린 1.302%로 떨어졌다.

Fed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히 반응하는 2년 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0.022%포인트 밀린 0.217%로 내렸다.

달러 가치는 하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미국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92.68로 전날에 비해 0.41% 하락했다. 이로써 달러 가치는 이번주에만 0.9% 떨어졌다. 

달러인덱스 추이.사진=팩트셋/마켓워치
달러인덱스 추이.사진=팩트셋/마켓워치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애런 최고투자전략가(CIO)는 "금리인상은 아주, 아주 멀리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이 점을 환영했다"고 평가했다. 애런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양적완화(QE)를 서서히 되감기 시작키로 하면서 시장이 요동친 2013년의 이른바 '긴축발작(taper tantrum)'이 이번에 없는 것은 순전히 파월의 공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완화적 통화정책 여건 장기간 유지 기대로 위험을 선호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미국 S&P 500은 미국 통화 정책 정상화가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로 상승했으며  달러화지수는 테이퍼링이 금리인상으로 바로 연결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약세를 보였으며 미국 국채금리는 현재의 저금리가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로 하락했다고 국제금융센터는 평가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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