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높아지는 중국의 대만 소모전 강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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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높아지는 중국의 대만 소모전 강도 왜?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1.10.05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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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 149차례 방공구역 무단 진입...4일 하루만 56회 출격
중국 전력난 등 국내 시선 해외로 돌리기 위한 수단

중국 공군의 J-16 등이 4일 하루 동안 56차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아디즈)에 무단 진입하는 등 중국의 대만 소모전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중국의 건국기념일 연휴인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대만 ADIZ 진입 회수는 총 149차례로 늘었다.

4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양 J-16 전투기 34대 등 중국군 공군기 56대가 ADIZ를 침범했다. 사진=대만 국방부/타이완뉴스
4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양 J-16 전투기 34대 등 중국군 공군기 56대가 ADIZ를 침범했다. 사진=대만 국방부/타이완뉴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중국군이 이날 하루에만 56회 ADIZ를 진입했다고 발표했다.ADIZ 진입 중국 항공기는 선양 J-16 전투기 34대외에 수호이-30 전투기 2대, 산시 Y-8 대잠 초계기 2대, KJ-500 경보기 2대, 시안 H-6 폭격기 12대다. 

하루 56회 ADIZ 진입은 대만 국방부가 지난해 9월 중국 인민해방군의 이상 움직임을 발표한 이래 최다 기록이다. 그 전까지 최다 기록은 2일 39회였다. 1일에는 38회 침범했다. 4일을 포함해 나흘간 149차례 진입하면서 중국 군용기는 역대 최다 ADIZ 침범 기록을 세웠다. 

대만 공군은 중국 공군기가 ADIZ에 진입할 때마다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키고 경고 방송을 내보내는 한편 대공 미사일 방어시스템으로 감시조치를 취했다.

이날 중국 전투기는 오전 3시37분 첫 진입을 시작했다. 이어 4시03분, 5시01, 02분, 6시 13분까지 동트기 전까지 다섯 차례 고도 6900m로 대만 아디즈에 진입했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보도했다. 올들어 200일째 ADIZ에 진입해 중국은 대만 영공 진입을 사실상 일상화하며 대만 ADIZ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과 이곳을 침범한 중국 H-6K 폭격기와 J-16 전투기. 사진=대만 국방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과 이곳을 침범한 중국 H-6K 폭격기와 J-16 전투기. 사진=대만 국방부

중국의 유래 없는 군사 행동에 미국 국무부가 이례로 유감 성명을 발표하며 대응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4일(미국 현지시각) 코멘트 요청에 "미국은 중국이 대만 인근에서 오판을 무릅쓰고 지역내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도발하는 군사행동을 매우 우려한다"면서 "중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외교·경제 압박과 강압을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사키 대변인은 "미국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계속 지킬 것이며 대만의 자위능력을 유지하가는 것을 계속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응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대만 독립 '죽음의 길'"이라면서 "미국은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대한 지지를 멈추고 실제 행동으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파괴하지 말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라"고 공격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사진=타이완뉴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사진=타이완뉴스

대만은 물러서지 않았다. 대만 공군사령부는 앞서 2일 페이스북에 중국 전투기 바로 옆에서 감시 비행을 하는 영상을 올렸다. 대만 국방부 대변인은 4일 심야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중공기의 빈번한 대만 교란에 맞서 중화민국 영공을 수호하겠다는 국군의 결심은 확고 부동하다"면서 "국인(國人, 대만인)이여 안심하라"고  밝혔다. 

중국이 국경절 황금연휴를 맞아 대만 인근에서 강행한 군사 행동은 일석삼조의 목적을 가진 의도된 도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대만 현 민진당 정부의 독립 노선에 대한 압박이며, 둘째 동중국해에서 훈련 중인 미국과 동맹국 함정에 대한 정찰이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4일 오키나와 남서해역에서 지난 2일과 3일 이틀간 미국·일본·영국·네덜란드·캐나다·뉴질랜드 해군 함정 17척이 참여하는 해상 훈련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칼빈슨함, 영국의 재래식 항모 퀸엘리자베스함 등 항모만 세 척이 동원됐다.

영국 항모전투단과 필리핀해와 루손해협에서 훈련을 벌인 미국 이지스 구축함(왼쪽)과 이지스 순양함. 사진=영국 항모전투단 트위터
영국 항모전투단과 필리핀해와 루손해협에서 훈련을 벌인 미국 이지스 구축함(왼쪽)과 이지스 순양함. 사진=영국 항모전투단 트위터

셋째, 가장 중요한 목적은 중국 국내 여론의 시선 돌리기다. 최근 석탄 부족으로 화력 발전이 줄어들면서 동북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는 등 사회 불안 조짐이 보이자 국민들의 시선을 대만 해협으로 돌리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대만 국립중산대학의 린잉위(Lin Ying-yu,林穎佑) 부교수는 "중국의 항공기 배치는 대만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미국과 영국은 물론 주변국에 중국의 힘을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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