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탓 캐나다 맥주값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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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탓 캐나다 맥주값 올라간다
  • 에스델 리 기자
  • 승인 2021.10.1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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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엔 시원한 맥주를 덜 마셔야겠다. 지난 여름 심한 가뭄으로 보리 수확인 줄어든 탓에 맥주값이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서 팔리고 있는 맥주들. 올해 가몸에 따른 보리 흉작으로 내년에 맥주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캐나디언프레스
캐나다에서 팔리고 있는 맥주들. 올해 가몸에 따른 보리 흉작으로 내년에 맥주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캐나디언프레스

캐나다 매치 CBC캐나다는 10일 앨버타주 캘거리 동쪽으로 55km  떨어진 스트래스모어(Strathmore) 보리 농가의 보리밭 대부분이 타들어갔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보리는 카놀라처럼 선선한 날씨에 자라는 농작물이다. 캐나다 서부 프레리의 높은 지형, 여름 최고 기온이 섭씨 30도에 그치는 서늘한 날씨에 잘 자란다. 그런데 올여름 기온은 이보다 더 올라갔고 일부지역에서는 섭씨 35도 이상으로 치솟았다.  더위에 보리 이삭이 타죽은 탓에 수확량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일부 농가는 예년의 4분의 1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한다.

가뭄으로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진 캐나다 사스캐처원주의 개울. 사진=CBC뉴스
가뭄으로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진 캐나다 사스캐처원주의 개울. 사진=CBC뉴스

캐나다통계청은 최근 올해 보리 수확량이 지난해에 비해 27% 줄어든 78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7.8% 늘어난 780만 에이커에 도달했지만 고온 건조한 날씨 탓에 예상 수확량이 에이커당 48.1%로 지난해보다 무려 32.2%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보리 흉작'의 파급력은 적지 않다. 가장 먼저 맥주 원료인 맥아보리를 생산하는 업체에 공급되는 보리에 영향을 주고 최종으로는 맥아보리의 공급에도 차질을 빚는다. 55개 캐나다 양조업체들을 대변하는 단체 '비어 캐나다(Beer Canada)의 루크 챕먼(Luke Chapman) 부사장이 CBC캐나다에 한 말이다. 

챕먼 부사장은 "보리 공급이 줄어드니 가격이 올라갈 것이며 이는 내년에 캐나다 전역의 맥주값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맥주의 원료가 되는 보리. 사진=CBC캐나다
맥주의 원료가 되는 보리. 사진=CBC캐나다

그는 "흉작에다 알루리늄  가격 상승, 계속 오르는 연방음료세는 맥주 한 캔 가격을 올릴 것"이라면서 "비어캐나다 계산으로는 맥주 소매가격의 약 50%가 연방세나 주정부세"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스트래스모어의 보리 농가는 보리 1부셸을  종전에는 대량 6~7달러에 판매했지만 올해에는 11달러 수준으로 판매가가 올라갔다. 이에 따라 일부 맥아보리 회사들은 보리 확보를 위해 농가와 계약을 하고 있다. 그동안은 널린 게 보리여서 굳이 계약을 하지 않았지만 올해엔 보리 씨가 말라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한다. 캐나다 맥주회사들은 캐나다 보리 농가에서 매년 약 35만t의 보리를 사들였다. 앨버타주와 사스캐처원주 보리 농가가에서 대부분 사들였는데 이 두 지역은 올 여름 가뭄의 타격을 가장 심하게 입었다. 

맥주가격을 올릴 게 보리 공급 부족만은 아니다.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에 따른 바와 레스토랑 폐쇄도 영향을 줬다. 맥주통에 담아 판 맥주는 이제 소매용으로 캔 맥주로 팔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와  지난 여름의 가뭄, 알루미늄이라는 원자재 가격 상승은 한꺼번에 맥주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맥아가 발효하듯 부글부글 끌으면서 '폭풍'을 준비하고 있다는 챕먼 부사장의 말이 실감난다. 맥주값이 오르면 퇴근 후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이 줄 위안도 줄어들 것 같다. 

대책은? 맥주를 줄이는 수밖에 쳇!

몬트리올(캐나다)=에스델 리 기자 esdelkh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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