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발 물가 비상', 생산자물가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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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발 물가 비상', 생산자물가 7.5%↑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10.22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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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5개월 사이 최대폭

원자재발 물가 비상등이 켜졌다. 생산자물가가  10년 5개월 사이에 최대 폭으로 뛰었다. 이에 따라 경기 회복 속도가 더뎌지는 동시에 소비자 물가가 오르는 '슬로플레이션(slowflation)'이 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더딘 성장(slow growth)의 '슬로'와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경기 둔화 속에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는 현상을 뜻한다. 생산자물가는 1개월가량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단계별로 반영되는 만큼 소비자물가 상승을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4~9월 6개월 연속 2%를 웃돌았는데 10월에는 3%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9월 생산자물가가 1년 전보다 7.5% 상승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이는 2011년 4월 역대 최고 상승률(8.1%)이후 10년 5개월 만에 최대 급등이다. 9월 생산자물가는 전달에 비해서는 0.2%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지 등락률.사진=한국은행
생산자물가지 등락률.사진=한국은행

9월 생산자물가지수(2015년이 100)는 111.13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한은 관농림수산품은 전달에 비해 0.8% 하락했으나 공산품은 석탄과 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이 오르면서 0.3% 상승했고 전력, 가스와 수도, 폐기물은 전달에 비해 2%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농림수산품은 2.7% 내린 반면, 공산품은 13.2%, 전력과 가스 등은 3.2%, 서비스는 2.4% 각각 올랐다.

특히 에너지는 전달에 비해 2.1%, 전년 동월에 비해 17.6% 오르면서 물가상승을 주도했다. 품목별로는 경유가 66.9%, 나프타 72.1%, 자일렌(크실렌) 65.8%, 벤젠 123.4%,중후판 70.3%, 아연도금강판 64.8% TV용 LCD 25%, 노트북용 LCD 53.4%,택배 20.6%, 항공화물 31.1%의 상승률을 보였다.

전국 유가 추이. 사진=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전국 유가 추이. 사진=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이는 국제유가와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여파로 풀이된다 국제 유가는 1년 전 배럴당 40달러 수준에서 9월 들어 배럴당 70달러대로 올라섰다. 또 지난해 9월 t당 120달러 수준인 철광석 가격은 2분기 200달러를 웃돌았고, 호주산 유연탄 가격은 1년 전 t당 100~130달러에서 최근 400달러에 육박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 유가 상승 등에 따라 석탄·석유 제품과 열연강판 등 1차 금속 제품의 지난해에 비해 크게 오른 게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액화천연가스(LNG) 무관세, 가스 요금 등 공공 요금 연내 동결 등 전방위 물가 안정책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는 연간 소비자물가를 2%대로 묶기 위해 이르면 26일 종합 대책을 발표한다. 그럼에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정책 지속과 겨울철 수요 증가로 국제 유가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환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 육박하고 있어 수입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어 정부 대책의 효과는 제한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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