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화 가격 10년 사이 최고치...의류업체 주가 경고등
상태바
면화 가격 10년 사이 최고치...의류업체 주가 경고등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10.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운드당 1달러 이상 높은 수준 유지...랠프로렌 등 의류업체 주가 타격 받을 듯

의류 소재로 쓰이는 면화의 미국 선물 가격이 10년 만에 최고치로 오른 이후 파운드당 1달러 이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류 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랠프로랜과 갭,콘투어 브랜즈(리와랭글러), 헤인즈브랜즈, PVH(캘빈클라인  등 대표 의류업체들은 제품 가격 전가를 하지 못할 경우 손실증가로 주가 하락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진과 데님 제품을 만드는 원재료의 90%이상이 원면이기 때문이다.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지역에서 한 농부가 면화수확기계로 면화를 수확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지역에서 한 농부가 면화수확기계로 면화를 수확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24일 미국 CNBC에 따르면, 미국 선물시장인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에서 22일 미국산 면화 12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날과 같은 파운드당 1.082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지난 7일에는 파운드당 1.1161달러달러 2011년 7월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면화 선물가격은 그 주에 약 6% 오르면서 연초가격 대비 4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면화 선물 가격은 올들어 22일까지 44.34% 상승하고 지난 1년간은 52.32% 올랐다.

이상기후와 공급망 병목현상 탓에 옥수수, 밀, 목재 등 상품 가격이 오르는 추세지만, 미국산 면화 선물 가격 상승은 미국 전역을 휩쓴 가뭄과 더위는 물론 미·중 갈등도 한몫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난해 12월 위구르족의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다는 주장이 제기된 신장 자치구 산 면 제품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미국 면화선물 가격 추이. 사진=CNBC
미국 면화선물 가격 추이. 사진=CNBC

수입금지 대상에는 신장산 면 원료 뿐만 아니라 면직물과 의류도 포함됐다. 원재료를 제3국에서 가공된 제품도 수입금지 품목에 해당한다.

중국은 세계 제1 면화 생산국으로 중국산 면화 가운데 85%가량을 신장지구에서 생산한다. 중국은 2019년 총 500억 달러 상당의 면화와 면직물 관련 제품을 미국에 수출했다.

중국 의류 업체들은 신장 산 면화를 사용하면 미국 수출길이 막히기 때문에 대안을 찾기 시작했고, 미국산 면화 수요가 폭증하면서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전역을 휩쓴 가뭄과 더위로 면화 수확량이 급감한 점과 인도의 강우량 부족도 면화 수확량에 타격을 주면서 가격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세계 3위의 면화생산국인 미국의 대 중국 면화 수출은 지난 8월 이후 83% 늘었다. 중국은 미국 외에도 세계 2위 생산국인 인도산 면화 수입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플렉서스코튼의 피터 에글리 위험관리 담당자는 "신장의 면화를 사용할 수 없다면 (다른 지역에서) 더 많은 면화와 실을 수입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인도와 같은 주요 수출국으로부터도 면화를 수입해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2021판매연도 세계 주요국 면화생산량(단위 1000t).사진=스타티스타
2020/2021판매연도 세계 주요국 면화생산량(단위 1000t).사진=스타티스타

 

중국의 면화 소비량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비재 수요 증가로 올해 4100만 베일(1베일 218kg)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년 간 24% 증가한 수준이다. 그렇지만 전력난으로 산업활동이 부진해면 중국의 면화 수요가 당분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수요가 감소하면 면화 가격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면화 가격 상승은 면을 원료로 사용하는 의류업체의 매출과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원면 가격 상승이 의류업체 제무재표에 반영되는 데는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 이는 선물거래한 원면이 인되되는 데 시간이 걸리는 탓이다.

원면 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한 의류업체 주가는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진과 데님을 만드는 원재료의 90%이상이 원면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진의 대명사 '리바이 스트라우스' 진의 경우 한 벌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의 20%를 원면이 차지한다. 하르밋 싱(Harmit Sing) 리바이 스타라우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0일자 CNBC 기사에 "진 한 벌당 약 2파운드의 원면이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의류업체 랠프 로렌 주가 추이. 22일 종가는 123.13달러였다. 사진=야후파이낸스
의류업체 랠프 로렌 주가 추이. 22일 종가는 123.13달러였다. 사진=야후파이낸스

랠프로렌의 주가는 22일 전날에 비해 1.35% 오른 123.13달러를 기록했지만 고점인 5월7일 기록한 139.64달러에 비하면 약 10% 내렸다. 리바이 스트라우스 주가도 같은날 1.71% 오른 26.18달러로 마감했지만 고점인 5월3일 30.13달러에 비하면 역시 10% 정도 하락한 수준이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세계 대표 의류업체 랠프로렌, 갭, 콘투어 브랜즈속옷과 티셔쳐 메이커 헤인즈브랜즈(Hanesbrands), PVH 등의 주가를 예의주시하고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