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 앞에선 기후변화 지지, 뒤에선 화석연료기업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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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들 앞에선 기후변화 지지, 뒤에선 화석연료기업 지원"
  • 육도삼략365
  • 승인 2020.01.2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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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스위스 다보스 포럼 맞춰 보고서 발간

투자업체와 연기금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앞에서는 기후변화 대책을 요구하는 시대 조류에 부응하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뒤로는 화석연료 기업들에 자금을 대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행사장에서 환경단체 회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영국 가디언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행사장에서 환경단체 회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영국 가디언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21일( 스위스 현지시각)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산업과 관련한 기업들이 투자은행과 연기금 등 24개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지원받은 자금이 국제 사회가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지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한 이후에만 1조4000억 달러(약 1632조68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것에 맞춰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다룰 주요 쟁점 중 하나가 '기후 위기'로포럼 설립자 클라우스 슈밥은 올해 참석자들에게 오는 2050년까지 회사를 '탄소중립'으로 만들 것을 요청했다.

1조 4000억 달러는 전세계 38억 명의 극빈자의 자산규모와 맞먹는 엄청난 금액이다.

금융시장 조사업체 뱅크트랙이 참여한 가운데 마련된 이 보고서의 조사 대상은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바클레이, 모건스탠드 등 글로벌 금융업체 24곳을 망라했다.

금융사들의 지원은 대출과 부채인수, 주식발행과 직접 투자 등으로 다양하다.

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사무총장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그동안 기후변화와 기후변화의 경제적 여파에 관한 경고가 이어졌음에도 다보스 포럼에 모인 은행, 보험, 연기금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화석연료 산업을 떠받쳐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는 매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금융사들이 석탄 등 환경오염 산업의 핵심 지지자들이라고 비판했다. 상위 10대 은행이 화석 연료 기업에 1조 달러의 금융지원을 제공했다. 이들은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RBC로열뱅크,  바클레이스, MUFG, 소코티아뱅크, 미즈호, 모건스탠리다.

그린피스는 1조 달러는 세계 최대 기업 215곳이 향후 5년 내 다가올 것으로 예상한 기후 충격 탓에 생길 것이라고 보고한 금융위험에 상당하는 액수다. 1조 달러는  650기가와트(GW)의 태양발전을 구매할 수 있는 자금이다.

JP모건체이스은행의 화석연료 기업 금융지원 규모. 사진=그린피스
JP모건체이스은행의 화석연료 기업 금융지원 규모. 사진=그린피스


그린피스는 보고서에서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경우에만 2015년 파이협약 체결 이후 2016년부터 화석연료 기업들에 제공한 자금이 1960억 달러(약 227조4090억 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운용 자산이 7조 달러에 이르는 블랙록은 화석연료와 삼림파괴 연관 상품(원자재)들에 투자하는 세계 최대 투자기업이라고 비난했으며 보험회사인 리버티 뮤추얼은 트랜스마운틴송유관과 같은 대규모 화석 연료 프로젝트에 투자한다고 비판했다.

그린피스는 특히 “캐나다의 3대 연기금에 속하는 온타리오교직원연금(OTPP)과 캐나다 국민연금(CPP), 덴마크 연금이 주요 화석연료 기업들에 대한 지분을 260억달러(30조3238억 원)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3대 연금은 쉘과 셰브런, 엑손에 투자하고 있다.

일부 금융사들은 기후위기 해결에 동참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최근  자사의 액티브 투자 모델에 '지속가능성'을 포함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블랙록은 패시브 펀드를 통해  화석연료 기업에 여전히 투자하겠지만 그래도 중요한 변화를 대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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