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소비자물가 10년 만에 최고...한은 기준금리 올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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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소비자물가 10년 만에 최고...한은 기준금리 올리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11.03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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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소비자물가가 3.2%나 올라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고유가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대출금리마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서민 살림살이가 한층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한국은행 관리목표 2%를 훌쩍 넘어 3%를 넘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이미 최고 5%대 중반까지 올랐다. 물가 안정 책무가 있는 한국은행이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연 0.75%) 인상을 단행할 이유가 하나둘 쌓이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올랐다. 2012년 1월(3.3%)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4월(2.3%)부터 7개월 연속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치인 2%를 웃도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통신비 2만원(만 16~34세, 65세 이상) 지원이 나비효과처럼 기저효과를 만들었다. 지난해 10월 물가상승률이 통신비 지원으로 0.1%에 그친 것이 지난달 물가 상승 폭을 약 0.7% 포인트나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기저효과 외에도 기름값과 달걀·돼지고기 등 축산물 가격이 들썩이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특히 석유류는 27.3%나 올라 2008년 8월(27.8%) 이래 13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두바이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등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약 9만 4000원)를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한 영향이다. 휘발유(26.5%)와 경유(30.7%),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27.2%)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축산물의 경우 13.3% 올랐는데 달걀(33.4%)·돼지고기(12.2%)·국산 소고기(9.0%)·수입 소고기(17.7%) 등이 일제히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최근 물가 불안을 야기한 농산물은 작황이 안정되면서 6.3% 내렸다. 농·축·수산물 상승률을 전체적으로 보면 0.2% 올라 8월(7.8%)과 9월(3.7%)에 비해 오름세가 둔화했다.

빵(6.0%)을 비롯한 가공식품은 3.1% 올랐다.

서비스 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공공서비스의 경우 통신비 지원 기저효과로 휴대전화 사용료(25.5%)가 급등하면서 5.4%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2.7% 상승했는데 외식 물가(3.2%)와 보험서비스료(9.6%), 공동주택관리비(4.3%) 등의 오름폭이 컸다. 집세 역시 1.8% 올랐고 특히 전세 상승률(2.5%)이 두드러졌다. 전세의 경우 2017년 11월(2.6%) 이래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서민 체감물가라 할 수 있는 생활물가지수 역시 4.6% 급등했다. 2011년 8월(5.2%) 이래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체 460개 물가 품목 중 소비자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항목으로 구성된 지수를 말한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와 가공제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공공서비스 가격도 확대되면서 3%대 물가상승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4분기 물가사정도 녹록하지 않다는 점이다. 12일부터 유류세 20% 인하 조치가 시행되면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되겠지만 시행 후 2주 정도는 지나야 시장에 반영될 것으로 알려진 만큼 물가안정에는 큰 보탬이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가 내려가면 휘발유에 붙는 세금은 리터당 164원, 경유와 LPG부탄은 각각 116원, 40원 감면된다.

한은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유류세 인하 영향으로 물가 상승률이 0.2~0.3% 포인트 정도 낮아질 것으로 추정되나 시행 시기 등을 감안할 때 본격 하락 효과는 12월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4분기 물가 상승률이 3분기(2.6%)보다 높아지면서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전망했던 수준(2.1%)을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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