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 "북한 위협에 '적 기지 공격능력' 확보"...장거리 미사일 보유 시동
상태바
일본 총리 "북한 위협에 '적 기지 공격능력' 확보"...장거리 미사일 보유 시동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1.12.07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 총리가 북한의 위협에 맞서 이른바 ‘적 기지 공격능력’을 확보하는 등 방위태세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적 기지 공격능력은 적이 공격하기 전 적국의 미사일 기지 등 군사 거점을 폭격기나 미사일 등으로 선제공격해 파괴하는 것으로 결국 일본의 장거리 미사일 보유를 뜻하는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6일 일본 의회에서 정책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재팬타임스/지지통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6일 일본 의회에서 정책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재팬타임스/지지통신

취임한 지 두 달이 지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6일 일본 임시국회 연설에서 방위태세 강화 방안의 하나로 적 기지 공격능력의 확보를 강조했다고 일본의 영자신문 재팬타임스와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이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를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검토해 방위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사다 총리는 지난달 27일 지상자위대  아사카기지에서 한 연설에서 북한의 미사일 능력 발전과 중국 팽창을  이유로 들며 방위능력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은 극초음속 무기와 불규칙한 궤도를 갖는 미사일 등 신기술 발전과 향상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은 투명하지 않게 군대를 강화하고 있으며 현상을  바꾸려고 일방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일본의 방위력 강화를 설파하고 있는 기사다 후미오 총리가 지난달 27일 일본 수도 도쿄 외곽의 육상자위대 아사카 기지에서 전차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닛케이아시아
일본의 방위력 강화를 설파하고 있는 기사다 후미오 총리가 지난달 27일 일본 수도 도쿄 외곽의 육상자위대 아사카 기지에서 전차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닛케이아시아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는 '분쟁 해결 수단으로서 전쟁을 포기하고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일본 헌법에 기반한 전수방위 즉, 공격을 받을 때만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북한은 최근 일본 지도부의 계속되는 적 기지 공격능력에 대한 언급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4일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일본의 방침을 두고 "명백히 선제공격을 목적으로 한 침략전쟁 교리"라고 비난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이날 RFA에 일본의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에 대해 미사일 방어능력 강화 차원에서 긍정의 방안으로 평가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적 기지를 파괴하는 능력은 일본에 높은 방어력을 제공한다"면서 "이 능력을 북한 위협을 예방하는 데 사용하든, 실제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사용하든 군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일본에 더 확장된 안보 역할을 주문하는 미 행정부 역시 일본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을 환영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적 기지 공격’이 정치에서 민감하고, 한미일 동맹관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일본 정부에서 신중히 다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일본의 방위태세 강화는 광범위한 안보환경 변화라는 큰 틀에서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이 북한, 중국의 위협 뿐 아니라 미국의 주요 동맹국으로서 다양한 안보 문제에 대한 동맹국과 다자간 노력의 하나로서 방어력 강화를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일본에 대한 북한의 직접 공격 가능성과 관련해 김 분석관은 북한이 일본을 계속 공격 범위 안에 유지시킴으로써 동맹국인 미국에 더욱 효과있는 위협 전략을 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북한, 중국의 위협에 맞서 군사력 증강에 힘을 쏟으면서 내년 국방비가 처음으로 6조엔을 넘어설 전망이다.지난달 일본 내각이 기시다 총리가 제안한 7700억 엔(약 68억 달러)의 추가 군비 지출을 승인한 데 이어 이달 국회에서 이 방안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내년 일본 국방비는 올해 책정된 본예산까지 합쳐 6조1160억 엔(약 540억 달러)가 된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