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평가절하 6일 만에 北 '마하10' 미사일 발사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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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평가절하 6일 만에 北 '마하10' 미사일 발사했지만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01.1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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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세종연 북한연구센터장 "극초음속미사일 확실"

북한이 11일 최대 속도 마하10(음속 10배) 안팎의 탄도미사일 발사체를 발사했다. 비행거리도 700km이상이었다. 이날 발사는 올해 두 번째 무력시위이자,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을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지 엿새 만이다. 이날 발사체는 지난 5일 쏘아올린 자칭 '극초음속 미사일'의 비행 기록보다 크게 향상된 기록을 보임으로써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을 과소평가한 군당국의 판단이 안이한 것이었음이 드러났다.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한미와 북한 간의 전략적 균형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 겸 북한센터장. 사진=세종연구소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 겸 북한센터장. 사진=세종연구소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쏜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700km 이상, 최대고도는 약 60km, 최고속도는 마하10 안팎으로 탐지됐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이 이날 오전 7시27분쯤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을 향해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1발을 쐈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지난해 9월28일과 이달 5일 등 그동안 2차례 자강도 일대에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했다는 점에서 이날 미사일 시험발사 역시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을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가 엿새 전 발사한 자칭 '극초음속미사일'보다 비행거리·속도 등의 면에서 "진전됐다"고 평가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탐지된 (북한 발사체의) 제원 특성을 봤을 땐 탄도미사일로 추정되지만 세부적인 것은 정밀 분석해봐야 한다"면서  "그 종류를 특정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은 "일반적으로 마하 5 이상의 속도를 극초음속으로 평가하니까 북한이 이번에 시험발사한 미사일의 최대속도가 마하 10 내외라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이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설령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북한이 핵무기로 한국을 공격하면 북한 전역도 곧바로 잿더미가 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한미와 북한 간의 전략적 균형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은 북한이 쏜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규정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이날 "조금 전 북한이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것을 발사했다"면서  "북한이 계속해서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은 지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군은 북한이 지난해 9월 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은 "탄두부가 극초음속 활공체(HGV)의 형상을 띠고 있지만, 비행속도가 마하3 수준이었다"며 "개발 초기 단계"라고 평가했다. 

군 당국은 한이 지난 5일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서는 "최고 속도가 마하6에 이르렀으나, 탄두부의 형상이 원추형으로 돼 있어 활공거리가 상대적으로 짧다"며 HGV가 아닌 '기동 탄두 재진입체(MARV)' 기술을 적용한 탄도미사일"이라고 판단했다.

미국·중국·러시아 등이 개발 중이거나 이미 개발한 HGV 탑재형 극초음속미사일은 발사 후 로켓엔진 추진체에서 분리된 HGV가 비행구간의 상당 부분을 마하5 이상의 속도로 활공하며 날아간다. HGV는 이 과정에서 고도나 경로를 바꿀 수도 있다.

북한의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노동'도 발사 후 상승 단계에선 마하9~10,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무수단'은 마하14 이상의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의) 이번 발사체에 대해 탐지·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대응체계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면서 "우리 군은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최근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면서 "이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평화·안전에 중대한 위협이며,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군사적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성장 센터장은 "북한은 코로나19 방역의 장기화에 따른 주민들의 피로감을 떨쳐버리고 주민들을 '5개년계획'의 목표 달성에 더 적극 동원하기 위해서도 미사일 능력의 급속한 고도화를 추구하고 있고 앞으로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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