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쥔 사조 3세 '주지홍 부회장' 험로 어떻게 건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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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쥔 사조 3세 '주지홍 부회장' 험로 어떻게 건널까?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2.02.11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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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그룹 오너 3세인 주지홍 부회장이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부회장으로 깜짝 승진했다. 주지홍 부회장은 1977년생으로 45세의 나이에 부회장에 올라선 것이다. 이로써 사조산업은 사실상 3세 경영에 들어갔다. 그렇지만 그의 앞에는 험로가 펼쳐지고 있다. 편법승계 논란과 캐슬렉스 합병과정에서 불거인 배임의혹으로 소액주주연대가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소액주주인 개미떼가 참치(사조산업) 사냥에 나선 형국이다.

사조시스템즈 주주현황.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이 39.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사진=사조산업 감사보고서
사조시스템즈 주주현황.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이 39.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사진=사조산업 감사보고서

11일 유통업계와 금융계에 따르면,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는 오는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해 말 기준 주주명부 열람을 청구한다고 지난달 13일 전했다. 소액주주연대는 배당금 상향, 전자투표제 도입 등을 일반의안으로 제안할 계획이다.  

사조그룹은 올해 초 단행한 정기인사에서 주지홍 식품총고할 본부장(부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발령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사조산업 임시주총에서 경영권을 두고 펼쳐진 표 대결에서 오너가가 승리했다.

사조그룹 로고.사진=사조그룹
사조그룹 로고.사진=사조그룹

IT와 물류사업 등을 하는 사조시스템즈가 사조산업 주식 19만9790주(4%)를 사들이면서 주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됐다. 사조시스템즈는 사조산업의 지분 29.41%를 가진 최대 주주인데 주 부회장이 사조시스템의 지분 39.7%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면서 사조산업 지분 6.8%도 직접 보유하고 있다.

주 부회장의 부친 주진우 회장도 사조시스템즈 지분 17.9%, 사조산업 지분 14.2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주진우 회장과 주지홍 부회장 등 7명이 상자사인 사조산업 지분 57.57%를 갖고 있다.  사조그룹은 '주진우+주지홍→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대림과 사조해표, 사조오양, 사조씨푸드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확고한 지배구조를 구축해놓고 있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그러나 주 부회장이 회삿돈을 이용한 그룹 지배권 취득, 계열사 내부 거래를 통한 사조시스템즈 일감 몰아주기, 캐슬렉스서울과 캐슬렉스제주 합병 과정의 배임 등의 의혹을 받고 있어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합병으로 캐슬렉스제주의 부실이 캐슬렉스서울에 전가되고, 주 부회장은 캐슬렉스서울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는 정부가 주택공급난 해소 방안으로 '수도권 골프장 신도시 건설'이 제안된 시기였다. 캐슬렉스서울이 택지로 개발될 경우 부동산 가치는 4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상법상 6개월 동안 의결권 지분 1%를 보유할 경우 주주제안의 법적요건을 충족한다.

소액주주연대는 연초부터 주주들에게 소유자 증명서를 요청해 지난달 10일 기준 6개월 이상 주식 6만5000주(1.3%)를 확보했다. 전체 주식 수는 총 9만7000주(2%)다.  소유자 증명서도 모두 받았다. 

소액주주연대는 국민연금의 주주대표소송(기업의 잘못된 경영 의사 결정 전반에 대해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것) 여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는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 대부분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국민연금은 2012년 3월부터 사조산업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해 한때 10%대로 주식을 소유했다. 이후 10년 가까이 주식을 보유했다가 손절매했다.금융계는  국민연금이 약 200억원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사조산업 보유 지분율은 5%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지분율 공시 의무도 사라지면서, 정확한 잔여 지분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10일 현재 사조산업 주요주주는 주진우 회장과 주지홍 부회장,사조시스템즈, 사조렌더텍, 사조오양, 이창주 대표 등이 총 57.57%를 보유한 것으로 날뿐 국민연금 보유분을 알 수는 없다.

소액주주연대는 지난해 말 주주명부를 확인해 잔여 지분(0.4% 추정)을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송종국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사조산업에서 국민연금의 역할을 기대하긴 어렵다"면서도 "대주주 리스크와 이사회·경영진의 내부통제 책임, 불법행위, 주주재산침해 행위 등에 대한 법적 소송이 본격화된다면 이사회의 투명성 제고에 건전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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