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우크라發 국제유가 상승에 이은 물가 추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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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우크라發 국제유가 상승에 이은 물가 추가 상승"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2.03.14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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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유가 충격 1~2분기 시차 두고 기대인플레 영향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제유가의 고공 행진이 장기화하면 기대인플레이션이 올라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가계와 기업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로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제품가격이나 임금상승으로 이어져 전체 물가 오름세를 확대시킬 수 있다.최근 우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는 등 국제유가 충격이 발생한 만큼 미국과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한은은 진단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사진=한국은행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사진=한국은행

한은이 13일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국제유가 상승이 주요국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기대인플레이션은 각각 4.9%, 7.0%로 집계돼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 조사국 국제종합팀은 "미국과 유럽의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은 유가 변동 충격에 반응한 결과"라면서 "경기 순환 요인뿐 아니라 유가 역시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2월24일) 이후 100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8일에는 배럴당 13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유가 등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에너지를 중심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높아진 가운데 여타 품목으로 오름세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과 유로지역의 소비자물가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7.5%, 5.1% 상승했으며 미국의 경우 1982년 2월 이후, 유럽은 통계작성(1997년) 이래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와 주요 기관 전망.   사진=한국은행
국제유가와 주요 기관 전망. 사진=한국은행

한은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이 유가 충격에 반응하는 정도는 유가 수준이 높을수록, 유가 상승 충격이 지속할수록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가 120달러 이상일 경우, 가격이 10% 오를 때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미국에서 최고 0.3%포인트, 유럽에서 0.5% 포인트씩 올랐다. 유가가 30달러 이하일 때는 유의미한 반응이 없었다.

유가 상승세가 오래 이어질수록 기대인플레이션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과거 4분기 동안 유가 상승 충격이 없었을 때와 달리, 충격이 지속했을 때는 유가가 10% 오르면 미국과 유럽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각각 0.4%포인트, 0.6%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은 "유가 충격이 발생하면 1~2분기 정도 시차를 두고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원유 수입 의존도가 미국보다 더 높은 유럽은 유가가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은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오름세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져 추가 물가 상승 압력이 될 것이라고 한은은 경고했다. 한은은 "기업의 가격 결정, 노동자의 임금 협상 등을 통해 물가 상승이 더 광범위하게 확산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발표 설명회에서 "물가 상방 압력이 상당히 커졌다"고 경고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최근 원자재·에너지 가격의 상승 폭이 커졌다"면서 "물가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2월 경제 전망에서 올해 물가 전망치를 지난해 내놓은 2.0%에서 3.1%로 상향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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