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가루'된 밀가루, 대한제분 주가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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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가루'된 밀가루, 대한제분 주가 오를까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4.2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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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 밀가격 상승으로 밀가루가 금가루가 됐다는 말이 나돈다. 그만큼 많이 올라 비싼 몸이 됐다는 뜻이다. 수입 밀은 30%가 밀가루 형태로 최종 소비자에게 공급되고 70%는 2차 가공기업인 제면,제과, 제빵 업체들에게 공급된다. 국내 밀가루 생산은 CJ제일제당,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등 7개 업체가 독점하고 있다. 이중 이들 3사가 시장점유율 상위 업체다.최근 밀값 상승으로 밀가루 가공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제분업체들도 원재료 가격 상승을 납품가에 전가하면서 매출증대에 따른 주가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한국 3대 제분 회사 중 하나인 대한제분은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이 크게 늘었고 올들어서도 이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가는 문자 그대로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기대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저평가' 주인 대한제분 주가는 어떤 행보를 보일까?

대한제분을 상징하는 브랜드 '곰표' 밀가루
대한제분을 상징하는 브랜드 '곰표' 밀가루

대한제분은 '곰표' 밀가루와 튀김·부침 가루 등 60여종의 프리믹스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사료와 밀가루, 식용유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춘 기업이어서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를 받을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곰표 맥주', '곰표 팝콘' 등을 출시하며 MZ세대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1953년설립된 대한제분은 13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소맥분 식품부문, 사료부문, 하역과 보관부문, 반려동물사업부문, 식음료 부문 등 5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

대한제분그룹 로고.사진=대한제분
대한제분그룹 로고.사진=대한제분

대한제분의 실질 지주사인 디앤비컴퍼니가 27.7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이건영 회장이 7.01% 등 16명이 지분 42.43%를 보유하고 있다.디앤비컴퍼니의 최대주주는 83.67%를 보유한 고 이종각 명예회장이다.디앤비컴퍼니는 파스타와 와인냉장고 등을 수입·판매하고 밀가루 조제품 수출을 주로 한다.

그룹지배구조는 디앤비컴퍼니→대한제분→대한사료·대한싸리로·DH바이탈피드·DHF홀딩스·보나비→기타계열사로 이어진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제분의 주가는 국제 밀값 상승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3일 15만4500원으로 출발한 대한제분 주가는 2월 16만 원대, 3월에는 17만 원대로 올라섰다. 4월 들어서는 1일 18만2500원으로 출발해 등락을 거듭하다 18일부터 18만 원대에 진입했고 22일에는 전날에 비해 4.86% 오른 19만4000원으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3279억 원으로 늘어났다. 그런데 시가총액이 매출액에 비해 크게 낮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1113억 4700만 원, 영업이익 249억 2976만 원을 각각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4.54%, 8.5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8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9.4% 증가했다.

그런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주가가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주가수익비율(PER)은 3.75,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6이다. PER은 동종업계 평균 PER 12.73에 턱없이 낮다. 그만큼 시장에서 낮게 평가받고 있어 매출액에 비해 시가총액이 낮은 것으로 볼 수 있다.시장에서 낮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여럿인데 투자자들은 성장성을 낮게 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반면, PBR이 낮아 재무구조는 탄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가에 비해 '순자산(자산-부채)'이 많다는 뜻이다. 

순자산은 자본금과 자본준비금, 이익준비금, 이익잉여금의 합계를 말한다.

네이버금융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한제분의 자본금은 84억 5000만 원, 자본잉여금(주식발행초과금(자본준비금),재평가적립금 등)은 357억 5000만 원, 이익잉여금(영업이익 중 사내 유보한 금액)이 8348억 7000만 원에 이른다. 

자본잉여금이 많다는 것은 자본전입과 결손금 보전 목적용으로 돈을 쌓아둔 것이고 이익잉여금이 많은 것은 배당이나 상여를 주지 않고 회사에 그만큼 많은 돈을 유보해 둔 것이다.임직원과 주주들에게 이익을 '많이' 환원하지 않는다는 뜻과 같다.

대한제분은 지난달 8일 보통주 1주당 2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률(배당기준일 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은 1.6%, 배당금 총액은 41억 1300만 원이었다.

당초 이종각 명예회장의 별세(2월3일)에 따른 상속세 납부를 위해 배당금을 늘릴 것이라는 시장 기대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주가가 상승했지만 결과는 역시나였다. 상속세가 1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여 유족들은 5년 분납, 주식부동산 담보대출, 지분 일부 매각, 현금배당 수익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대한제분의 배당금은 2016년 2000원,2017년 2000원, 2018년 2500원, 2019년 2000원, 2020년 2000원이었다.시가배당률은 1.11%, 1.20%, 1.45%, 1.37%, 1.27%, 1.61%로 나타났다.

대한제분은 원재료인 밀은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환율과  국제 가격 동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제품 가격과 원재료 가격 차이(스프레드)로 실적이 변동하는데 환율과 밀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성 개선으로 수혜를 본다. 현재 환율이 1230원 대로 올라섰고 국제 밀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최근 국제 밀 가격은 밀 최대 산지인 미국의 기상 악화에 따른 생산 감소와 물류비 증가,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차질로 사승추세다. 국제 밀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밀 선물 가격도 1년 사이 45% 올랐다.

지난해 4월26일부터 지난 22일까지 1년간 CBOT 밀선물가격 추이. 사진=CNBC
지난해 4월26일부터 지난 22일까지 1년간 CBOT 밀선물가격 추이. 사진=CNBC

관세청 등에 따르면 3월 국내 수입 밀 가격은 t당 402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보다 8.8% 상승한 것으로 2008년 12월 이후 1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다. 1t당 가격이 400달러를 넘은 것도 2008년 말 이후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원달러 환율 상승, 해상 운임 오름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국제 밀 선물가격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7월 인도분 밀 선물(W.1) 가격은 부셸당 10.7525달러를 기록했다.자 1년 전인 지난해 4월26일 부셸당  7.3950달러에 비하면 45.4% 뛰었다.

대한제분 주가는 어떻게 움직일까? 하느님만 안다. 지난 3개월 동안 투자의견과 목표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한 곳도 없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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