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달러' 독주...원달러 환율 1300원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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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달러' 독주...원달러 환율 1300원 가나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5.02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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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미국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원화는 물론,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유로화 등에 대해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킹 달러' 독주체제가 굳어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달러 강세는 물가안정을 위해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가 5월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나 그 이상으로 올리는 빅스텝(Big Step)을 단행하고 6월에도 기준금리를 또 올리는 등 돈줄 죄기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단을 코로나19 초기의 1285원 수준이나 1300원까지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사진은 은행직원이 달러 지폐를 헤아리는 모습. 사진=차이나데일리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사진은 은행직원이 달러 지폐를 헤아리는 모습. 사진=차이나데일리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지난달 29일)보다 0.73%(9.2원) 오른 달러당 1265.1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의 구두 개입성 발언 이후 16.6원 급락한 1255.9원으로 마감했다가 하루 만에 하락폭을 상당 부분 반납하고 오른 것이다. 그만큼 원화가치가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상승 즉 원화가치 하락은 미국달러 가치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달러가치 상승의 근본 동력은 미국 Fed의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달러 돈줄 죄기 전망의 영향이 크다.

신한금융투자의 최유준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해 "러시아의 전면전으로 전환 가능성과 미국 Fed 긴축 우 려는 여전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작용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0원 가까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까지 주요국 주가지수와 환율.사진=국제금융센터
지난달 29일까지 주요국 주가지수와 환율.사진=국제금융센터

일본엔화, 캐나다달러 등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달 29일 102.96으로 최근 102~103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말과 견줘 8%가량 상승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여타 주요 중앙은행 대비 Fed의 차별화된 긴축속도 등이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까지 일주일간 원달러 환율은 1.3% 상승했다.

분기별 원달러 환율 추이. 사진=한국투자증권
분기별 원달러 환율 추이. 사진=한국투자증권

달러강세로 원화가치는 떨어지고 환율은 뛰었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4월 원달러 환율 종가 평균은 달러당 1234.1원으로 코로나 공포가 극단으로 치달은 2020년 2분기 평균 1220.2원보다 14원가량 높았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50원대를 넘어 1300원대에 육박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코로나19 사태 초기밖에 없었다.

종가 기준으로 보면 2020년 3월19일(1285.7원), 3월23일(1266.5원) 이틀뿐이다.

코로나 확산 초기 실물경제가 얼어붙고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인 2년 전과 비교하면 한국 경제는 꽤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도 원화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한 것은 달러강세가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는 반면, 중국과 일본은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 완화 정책을 펴면서 위안과 엔화는 달러에 맥을 추지 못하고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위안과 엔의 약세는 달러강세를 부추기고 이는 원화 약세 압박을 강화한다.한마디로 '킹 달러'의 독주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지 않고 미국이 계속 기준금리를 올린다면 남은 것은 원달러 환율이 어느 수준까지 오르느냐뿐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연구원은 5월 원달러 환율을 1236∼1285원으로 전망했다. 국내 일부 증권사들은 환율 변동폭 상단을 1300원 수준까지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상황에서는 주식투자자들은 환율상승기에 과거의 전례를 삼이 지혜롭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 6번의 환율상승 국면에서 주가 상승이 탄력이 강한 업종이 하드웨어, 통신, 음식료, 자동차 등으로 확인됐다. 하드웨어와 자동차는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 증가 기대를 호재로 반영했고 통신과 음식료는 실적보다 환율상승 국면의 방어 특성에 집증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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