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주목받는 상사 업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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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주목받는 상사 업종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5.1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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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국내 상사업종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종합상사는 삼성물산 상사부문, 포스코인터내셔널, LX인터내셔널, 현대코퍼레이션이 있다. 코스피내 시가총액과 영업이익 비중이 낮고 저평가돼 있어 주가도 그리 비싸지 않은 편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이 있는 투자자들이라면 선구안을 발휘해볼 필요가 있다. '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일본 상사들이 저평가되고 희소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2020년 5대 종합상사 주식을 62억 5000만 달러어치 매수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사들은 1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우크라이나 곡물수출터미널 전경.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우크라이나 곡물수출터미널 전경.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조7800억 원, 영업이익 1900억 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1분기(매출액 3조7780억 원, 영업이익 840억 원)에 비해 각각 53%, 126.2% 급증했다. 한 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익(2960억 원)의 64% 수준을 달성했다.

전통 상사 업무인 트레이딩 사업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하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영업이익 비중은 트레이딩 61%, 사업운영 23%, 사업개발 16% 순이었다.

상사 부문과 건설 부문, 패션 부문, 리조트 부문 등을 포괄한 삼성물산의 1분기 매출은 10조439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3.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416억 원으로 79% 증가했다.순이익은 6492억원으로 26.8% 줄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철강·에너지·투자분야 등 3개 사업군에서 고른 성과를 창출하면서 1분기 사상 최고 매출,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은 9조9123억원으로 39.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1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2% 늘었다. 포스코인터는 "철강·에너지·투자분야의 상호 보완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LX인터내셔널은 1분기 매출 4조9181억 원, 영업이익 2457억 원을 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액은 33.5%, 영업이익은 116.9% 각각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다. 당기순이익은 2231억 원으로 128.1% 늘었다. 

신한금융투자의 최유준 연구원은 시황분석 자료 '상사업종 다시보기'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자원개발 이익과 트레이딩 마진 개선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내 상사 업종의 시가총액과 당기순이익 비중 추이.사진=신한금융투자
코스피 내 상사 업종의 시가총액과 당기순이익 비중 추이.사진=신한금융투자

과거 수출 경제를 주도한 상사는 세계화로 힘을 잃어갔다. 코스피(KOSPI)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과 순이익 비중은 0.26%, 0.55%에 불과하다. 이는 조업체들이 직접 해외 시장 개척과 영업에 나섰고 브랜드 파워를 가지면서 상사의 입지가 좁아진 데다 매출 상당 부분이 이익률이 낮은 트레이딩에서 나오고 이익은 고수익-고위험인 자원개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최 연구원은 설명했다.

국내 종합상사 사업 다각화 사례.사진=신한금융투자
국내 종합상사 사업 다각화 사례.사진=신한금융투자

지난해 말 요소수 공급난을 겪으면서 상사 역할론이 주목받았다. 상사는 '라면부터 미사일까지'라는 슬로건으로 제품 취급 범위와 진출 지역이 넓기 때문이다. G2 경쟁 심화와 지정학적 마찰로 공급망 재편은 상수로 굳어지고 있다. 경제 블록화와 조달처 변화는 필연인데 탐색비용 절감의 측면에서 상사의 역할론이 재차 강조될 여지가 있다고 최 연구원은 덧붙였다.

또 자원개발을 비롯한 신사업 진출도 지켜볼만한 포인트다.자원 개발 외에 친환경 사업, 벤처캐피탈, 신재생에너지와 배터리 재활용, 모빌리티 등 성장산업에 진출하면서 종합 사업회사로 변모하는 추세다. 사업 다각화와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LX인터내셔널의 판토스 합병과 포스코 철강 판매 채널의 포스코인터내셔널 일원화는 캐시카우 확보 측면의 성격도 있다.

최 연구원은 "사업 다각화가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가 확인된다면 모험을 추구하는 상사 비즈니스가 종합 사업회사로 주목받으며 저평가 국면을 벗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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