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288.6원...1300원 가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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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288.6원...1300원 가시권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5.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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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인 달러당 1288.6원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1300원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환율상승은 우리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수입 물가 상승에 이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주역을 한다. 동시에 국내 자본시장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환차손을 생기게 하는 요인이 되는 만큼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고 한국을 떠나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쉽게 봐서는 안 되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고물가와 미국의 긴축정책,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환율 변동성 확대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은행원이 미국 달러 지폐를 헤아리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1300원을 가시권에 넣었다. 사진=차이나데일리
은행원이 미국 달러 지폐를 헤아리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1300원을 가시권에 넣었다. 사진=차이나데일리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1.04%(13.3원) 급등한 1288.6원을 기록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연증(코로나19) 확산 초기 금융시장 불안으로 달러 가치가 치솟은 2020년 3월 고점(달러 당 1285.7원)을 넘어선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7.2원 오른 달러당 1282.5원에 출발해 상승세를 이어가다 오후 장 후반부 들어 달러당 1291.5원을 찍기도 했다,.

이는 전날 미국 노동부가 4월 소비자물가가 시장 전망치(8.1%)보다 높은 전년 동월 대비 8.3% 상승하고 근원물가가 예상치 6% 보다 높은 6.2% 상승했다고 발표하면서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긴축고삐를 더 죌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달러 가치가 올라간 영향을 받았다. 

유로와 엔, 캐나다달러 등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전날에 비해 0.78%(90.82) 오른 104.66으로 2002년 12월 이후 약 19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신흥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신흥국의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서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이날 환율 상승과 전날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 하락 영향으로 한국 주식시장 주요지수도 크게 떨어졌다. 코스피는 전날에 비해 1.6%, 코스닥지수는 3.77% 하락 마감했다.

대외 불확실성지수(빅스)와 원달러 환율 추이. 사진=KDI
대외 불확실성지수(빅스)와 원달러 환율 추이. 사진=KDI

이제 시장의 관심사는 향후 환율 향배다. 과연 달러당 1300원까지 갈 것이냐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대체로 달러당 1300원을 돌파하는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이런 추세를 꺾을 만한 재료가 없고 당국이 개입한다고 해서 달러강세를 뒤집얼 동력이 부족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금과 같은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에서 섣부른 개입 시도 시 외환보유고만 축내고 환율 급등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앞으로 한 달간은 변동이 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달러당 1300원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훈 연구위원은 "달러당 1300원이 뚫리면 외환위기를 부를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외환 당국도 상당히 경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달러화는 미국 소비자물가 결과에 따라 등락을 보인 이후 뉴욕증시 하락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강보합권에서 마감했다"면서 "달러당 13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김유미 연구원은 "당국의 개입이나 한미 통화스와프 등을 통해 환율 상승세를 진정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달러 강세가 진정되려면 중국의 봉쇄조치와 같은 대외 여건을 둘러싼 우려부터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대외 불확실성이 환율 및 자본유출입에 미치는 영향' 이라는 제목의 현안 분석 보고서에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환율 상승과 자본유출이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우진 부연구위원은  "대외건전성을 지속해서 유지하기 위해 단기로는 환율과 자본유출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갑작스러운 금융시장의 불안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외국인 투자자의 급격한 이탈이 예상되는 경우 외환건전성 정책 등을 적극 운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장기로는 대외 신뢰도 제고와 거시경제 안정을 위해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정부의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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