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밀값 공급망 우려로 상승...농심 등 제품가격 인상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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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밀값 공급망 우려로 상승...농심 등 제품가격 인상 고민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5.18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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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사료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밀의 국제 가격이 전세계 공급 우려 속에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우리나라는 제분용 밀의 대부분을 미국과 캐나다, 호주에서 수입하는 만큼 미국산 가격 상승은 국내 도입단가 상승을 통해 국내 밀가루 제품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농심 등 라면업계와 해태제과 등 식품업계는 가격 인상 여부를 놓고 고심중이다.

글로벌 공급 우려로 밀값이 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한 농부가 컨베이어벨트에서 밀을 보여주고 있다.사진=FAO
글로벌 공급 우려로 밀값이 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한 농부가 컨베이어벨트에서 밀을 보여주고 있다.사진=FAO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는 현재 농산물과 석유제품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4.8%, 미국은 8.3%를 기록했다. 밀과 옥수수 등 농산물과 에너지 제품 가격 상승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18일 미국 농산물 전문 매체 '썩세스풀 파밍(Sucessful Farming) 등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각) 미국 최대 농산물 선물시장인 시카고선물거래소(CBOT)  밀 선물가격은 인도가 통관 대기 중인 해외 밀 선적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뒤에도 글로벌 공급 우려가 계속되면서 전날에 비해 2.4% 상승했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 밀 가격 추이. 사진=CNBC
시카고선물거래소(CBOT) 밀 가격 추이. 사진=CNBC

CBOT 7월 인도분 연질 적색 겨울밀(WN2)은 30센트 상승한 부셸당 12.7750달러에 마감했다.

최근 밀값 급등으로 하루 가격 상승제한폭을 올린 CME그룹은 CBOT와 캔자스시티 선물거래소(K.C.) 밀의 일일 가격상승제한폭이 수요일 장에는 표준 70센트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캔자스시티 선물거래소(K.C.)의 7월 경질 적색 겨울 밀(KWN2)은 15센트 상승한 부셸당 13.67달러,  미네아폴리스 선물시장(MGEX) 7월 봄 밀(MWEN2)은 9.75센트 상승한 13.94달러을 기록했다.

앞서 인도 정부는 지난 13일 이전에 발행된 신용장이나 지불 보증이 있는 수출만 허용하고 수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도 항구에는 약 180만t의 곡물이 묶였고 중개상들은 큰 손실을 봤다. 

미국 농무부(USD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겨울 밀 생육이 악화됐으며 이에 따라 밀 선물가격은 이미 빠듯한 공급망에 우려를 가중시켰다. USDA는 미국 겨울 밀 수확량의 27%를 ‘좋은-아주 좋음’으로 평가했는데 이는 전주 대비 2%포인트 하락한 것이으로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저조하다.

봄 밀의 파종률은 39%이며 예상치인 43%에 못미치는 수치이다.

밀선물 가격 상승으로 식품업체에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최근 가격을 올린 라면업체들의 고심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라면은 원재료로 밀가루, 팜오일 등을 사용하는 데 전부가 다 올랐다. 이를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오뚜기컵밥(제육덮밥, 310g).사진=오뚜기
오뚜기컵밥(제육덮밥, 310g).사진=오뚜기

해태제과는 내달 1일부터 구운감자와 웨하스, 허니버터칩 등 8개 제품 가격을 평균 12.9% 올린다.롯데제과는 이달부터 빼빼로와 빈츠 가격 등을 인상했다. 농심은 지지난 3월 '새우깡' 등 스낵 22개 브랜드의 출고가격을 평균 6% 높였다.

농심과 오뚜기는 지난해 8월 주요 라면 가격을 각각 평균 6.8%, 11.9% 올렸고 삼양식품은 지난해 9월 '불닭볶음면' 등 13개 브랜드 제품을 평균 6.9% 인상했다. 올해 3월에도 오뚜기가 '컵누들' 일부 제품 출고가를 7.7% 인상했다. 

그렇지만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밀과 옥수수 등 농산물은 물론 원유가격이 크게 상승했지만 식품업계는 이를 원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한 라면 업계 관계자는 "저희 회사는 최근 올렸지만 연말께 올린 업체들의 고민이 큰 것으로 안다"면서"식품업계 전체로 원재료 가격 상승에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원자재 값 상승, 인도네시아 팜오일 수출 금지와 운송비 상승 등으로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도 물가 안정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의 심은주 연구원은 농심에 대해 "국내는 판가 인상에도 최근 급등한 원재료가 투입되기 시작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익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라면 매출 증가에도주요 원재료 급 등으로 단기 실적과 주가 모멘텀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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