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23일 팜오일 수출 재개...가격 하향 안정화 전망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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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23일 팜오일 수출 재개...가격 하향 안정화 전망돼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5.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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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의 팜오일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23일부터 수출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팜오일을 비롯한 국제 식용유 시장에도 숨통이 트위고 가격도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는 팜오일 내수시장 공급의무와 가격상한제 도입, 보조금 지급 등 식용윳값을 낮추기 위한 정책에도 효과가 없자 난달 28일부터 팜유 수출 금지라는 초강수를 뒀다. 인도네시아의 대용량 식용유 가격은 한때 리터당 2만6000루피아까지 치솟았지만 지난 13일 현재 1만7300루피아 선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인도네시아 경제부가 목표가로 정한 전국 평균가격 1만4000루피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19일 오후 화상 연설을 통해 23일부터 팜유원유(CPO)와 팜올레인, 폐식용유 등 수출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시민들이 팜오일을 통 앞에 서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치솟는 국내 식용유 가격 안정을 위해 4월28일부터 식용유 원료인 팜오일 수출을 금지했다. 사진=DW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시민들이 팜오일을 통 앞에 서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치솟는 국내 식용유 가격 안정을 위해 4월28일부터 식용유 원료인 팜오일 수출을 금지했다. 사진=DW

조코위 대통령은 대용량 식용유 가격이 정부 목표선인 리터당 1만4000루피아(0.9563달러)까지 내려가지 않았지만, 식용유 공급 상황과 가격, 팜오일 산업 종사자 1700만 여명의 형편을 고려해 수출 금지령 해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팜오일 수출이 재개되더라도 식용유가 계속 저렴한 가격에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감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무역부는 저소득층에게 대용량 식용유를 리터당 1만4000루피아에 판매하는 '국민 식용유 프래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이지만, 팜오일 생산업체들인 높은 국제가격을 노려 수출에만 집중하자 올 초부터 내수시장 식용유 가격이 급등하고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올들해 2월부터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의 식용유값은 45% 급등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식용유의 직접 원료인 팜올레인만 수출을 금지할 것이란 시장 예상을 깨고, 지난달 28일 팜오일 원유(CPO)는 물론 팜스테아린을 제외한 모든 파생상품의 수출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세계 공급량의 60%인 월 30만t에서 32만5000t의 물량이 세계 시장에서 사라졌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차질과 맞물리면서 국제 시장 식용유 가격을 천정부지로 치솟게 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 시민이 팜오일로 만든 식용유를 고르고 있다. 사진=이스트아시아포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 시민이 팜오일로 만든 식용유를 고르고 있다. 사진=이스트아시아포럼.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내 식용윳값이 팜유 수출 재개 조건으로 정한 리터당 1만4000 루피아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농민 반발이 심한 데다 무역수지에 미치는 손해가 너무 커 팜오일 수출 재개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7일 수도 자카르타의 경제조정부 청사와 대통령궁 인근에서  팜 농가 농민 수백 명이 트럭에 팜 열매를 싣고 와서 수출금지령 철회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인도네시아 팜오일농민협회(Apkasindo)는 이날 "팜오일 회사 가운데 최소 25%가 자영 농가에서 팜 열매 매입을 중단하면서 팜 열매 가격이 40∼70%까지 떨어져 최소 300만 농가가 11조7000억 루피아(1조225억원)의 수입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농민들은 자카르타외 전국 22개 지역 시도에서 시위를 벌였다.

게다가 인도네시아 팜오일 업체들 저장 능력은 약 600만t인데 이달 초 저장량이 이미 580만t이라서 수출 금지가 길어지면 생산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는 팜오일 업계의 볼멘소리도 쏟아졌다.

말레이시아 팜오일 농장에서 인부들이 오일을 짜기 위해 오일 야자 열매를 분류하고 있다. 사진=말레이시아팜오일협회(MPOC)
말레이시아 팜오일 농장에서 인부들이 오일을 짜기 위해 오일 야자 열매를 분류하고 있다. 사진=말레이시아팜오일협회(MPOC)

또 세계 2위의 수출국인 말레이시아가 수출을 늘려서 이득을 챙긴다는 비판론도 많았다. 말레이시아의 팜오일 수출은 5월들어 10일까지 31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이번 조치로 글로벌 식용유 시장이 숨통이 트일 지 주목된다. 국제 식용유 값은 인도네시아의 팜오일 수출 금지, 해바라기유 최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생산과 수출에 차질을 빚으면서 급등한 상태다. 디엣지마켓에 따르면, 팜오일 3개월 선물가격은 올해초 t당 4857말레이시아 링기트에서 3월 7268링기트로 급등했다. 

농산물 전문 매체 애그리센서는 20일 코멘트에서 "인도네시아가 시장에 복귀함에 따라 식용윳값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용평가사 피치 산하의 시장조사회사 피치솔루션스국가위험산업연구소(Fitch Solutions Country Risk and Industry Research)는 전날 내놓은 상품전략 보고서에서 "팜오일 가격이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해상 운송 공급 증대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부터 시장에 가한 압력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인도네시아의 수출금지 해제와 말레이시아의 수출증대로 팜오일 가격은 정점을 지났다"고 평가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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