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 또 오를까…국제 밀값 고공행진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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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값 또 오를까…국제 밀값 고공행진 여파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5.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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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가 일시 중단한 팜오일의 수출을 재개하기로 하자 식품업계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제 식용유 가격이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밀가루의 원료인 밀값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밀가루를 원료로 사용하는 라면 업계는 고심의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한 차례 가격을 올렸지만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올라 가격인상 시기를 두고 소비자 눈치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

한 마트의 라면 판매대에 진열된 각종 라면. 사진=픽사베이
한 마트의 라면 판매대에 진열된 각종 라면. 사진=픽사베이

밀수출국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장기화 여파로 국제 밀 가격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라면업계가 바싹 긴장하고 있다. 올들어 가격을 한 차례 올렸는데 밀값 상승으로 가격 인상 요인이 또 생겼기 때문이다.

2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해외곡물시장정보에 따르면, 미국 농산물 선물시장인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은 23일(현지시각) 기준 1t당 437.24달러로 전날(429.43달러)에 비해 1.8% 오른 값에 체결됐다.  지난해 말 283.20달러보다 약 54.4% 올랐다.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CBOT) 밀값 추이. 사진=한국농촌경제연구원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CBOT) 밀값 추이. 사진=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은 CBOT 밀 선물가격은 타이트한 글로벌 공급과 미국과 유럽의 생육발달에 대한 우려가 집중되면서 전날에 비해 1.8% 상승했다고 전했다.그러나 비싼 밀값에 미국산 밀에 대한 수요가 제한되면서 상승폭도 제한됐다고 연구원은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제분용 밀은 미국과 캐나다, 호주에서 수입하고 사료용 밀은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수입한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어 이달 13일에는 세계 밀 생산량 2위, 수출 8위인 인도가 밀 수출 금지를 선언해 밀값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밀 수입량 중 99% 이상이 미국과 호주, 캐나다산이지만, 인도의 수출 금지령은 국제 밀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라면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이달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도의 밀 수출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 밀 수급·가격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미 농심과 오뚜기,삼양 등 라면 3사는 밀값 상승의 직격탄을 맞았다. 라면3사는 지난 3월 원자재 가격 인상 부담 등으로  소비자가격을 인상했는데 불과 두 달여 만에 또 올려야 할 판국이다. 라면3사 모두  소맥분(밀가루)을 호주산과 미국산을 사용한다.

라면업체 농심은 건면용 소맥분을 호주산과 미국산을 사용하고 있다.사진=박준환 기자
라면업체 농심은 건면용 소맥분을 호주산과 미국산을 사용하고 있다.사진=박준환 기자

농심과 오뚜기는 지난해 8월 주요 라면 가격을 각각 평균 6.8%, 11.9% 인상했고, 삼양식품은 이보다 앞서 지난해 9월 '불닭볶음면' 등 13개 브랜드 제품을 평균 6.9% 인상했다.  오뚜기는 이어 올해 3월에도 '컵누들' 등 일부 제품 출고가를 7.7% 상향 조정했다.

한 라면업체 관계자는 "라면은 서민 음식이자 생필품이란 사회 인식이 있어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품목"이라면서 "지난해 라면값을 올린 업체들은 내부에서 비용부담을 했지만 출혈이 커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마다 비축분 등이 있으니 당장 동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소맥분(밀가루)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 이르면 3분기, 늦어도 4분기께 가격 조정이 한 차례 더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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