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설탕대란 오나...올해 생산량 전망치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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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설탕대란 오나...올해 생산량 전망치 낮춰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5.27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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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농업부 기상과 코로나로 1007만t에서 972만t으로
지난해 연간 생산량보다 9% 적어
연간 공급량의 3분의 1 수입에 의존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발생과 기상악화를 이유로 올해 설탕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설탕은 식품 감미료뿐 아니라 의약품과 폭약 등에도 쓰일 수 있어 상당수 국가들이 설탕을 전략자원으로 간주하는 상품으로 최근 다수 국가들이 수출을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계 주요 상품중개회사인 루이드레퓌스는 설탕부족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27일 홍콩에서 발행되는 영자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야후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중국 농업부는 이달 초 기상 상황과 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전국 설탕 생산량이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며 생산량 전망치를 당초 1007만t에서 972만t으로 지난해보다 거의 9% 낮췄다.

세계 최대 설탕수출국인 브라질의 사탕수수밭에서 농부가 사탕수수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 최대 설탕수출국인 브라질의 사탕수수밭에서 농부가 사탕수수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유엔식량농업기구(FAO)

SCMP는 지난 25일 "이는 중국이 국내 수요를 맞추기 위해 더 많은 설탕을 수입해야 한다는 의미"라면서 "설탕 부족이 세계 식량 위기의 새로운 전선을 알리면서 중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이지만 전체 공급량의 3분의 1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의 4월 설탕 수입은 전년 동월에 비해 134.5% 증가했다. 수입의 약 77%는 브라질산이었다.  중국의 설탕수입은 3월까지는 6개월 연속 감소했다.

중국 농업부는 지난해 4월 낸 보고서에서 중국의 설탕생산량은 오는 2030년 1135만t, 소비량은 1644만t에 이르러 수입량은 552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걱정에 근거가 없는 게 아니다. 세계 주요 생산국이자 수출국들이 설탕 수출을 제한하거나 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은 23일 백설탕과 원당 수출을 6개월 간 금지했다. 세계 2위의 설탕수출국인 인도는 9월 말로 끝나는 판매연도 설탕수출량을 1000만t으로 제한하기로 하고 수출허가를 받도록 했다. 

파키스탄은 이달 초 수출을 금지했고 러시아는 이보다 앞서 지난 3월 설탕수출을 8월 말까지 금지했다. 

세계 1위의 설탕수출국인 브라질 제당공장들은 수출계약을 취소하고 가격이 비싸진 바이오연료 에탄올 생산으로 전환하고 있는 모양새다.

브라질 설탕 관련 업계 단체인 Unica의 자료에 따르면,  5월 초 사탕수수 분쇄량은 3437만t으로 1년 전에 비해 17% 감소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 커모더티 인사이츠의 분석가들이 예상한 3560만t을 밑돈 것이다.

분쇄 사탕수수의 약 59.2%는 에탄올 생산에 할당됐다. 이는 1년 전 54%는 물론 전문가 예상치 59.1%보다 높은 것이다.

같은 기간 설탕 생산량은 총 167만t으로 30.1% 줄었다. 에탄올 생산량은 16억5000만 리터로 10% 감소하는 데 그쳤다. S&P 글로벌 예상치는 설탕 167만t, 에탄올 15억 8000만 리터였다. 따라서 실제 생산량은 예상치에 거의 부합한다.

S&P 글로벌은 "제당공장들이 현재 바이오 연료가격이 높은 탓에 설탕보다는 수익성 높은 에탄올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하반기 수확이 다가옴에 따라 설탕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가동 제당공장은 4월 말 180곳에서 5월초 232곳으로 늘었지만 1년 전 236곳에 비하면 여전히 적다. 

로이터통신은 "세계 최대 설탕수출국이자 핵심 에탄올 생산국인 브라질의 제당공장들이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하고 작업을 늦추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의 상품 중개회사인 루이 드레퓌스는 이달 초 "브라질의 제당소들이 예상보다 많은 사탕수수를 에탄올 생산으로 전환할 것"이라면서 "이는 설탕부족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내 설탕부족과 설탕대란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중국은 국내 설탕부족에 따른 가격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20년 설탕 보호관세를 폐지하고 국가비축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AB슈가차이나의 둥 샤우핑 상업부문 대표는 "주요 수출국들의 공급이 충분하면 설탕부족은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설탕가격은 지난해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둥은 "중국의 설탕 공급망은 안전하며 국가비축분도 700만~800만t에 이른다"고 반박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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