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115달러 돌파...인플레 정점 통과?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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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115달러 돌파...인플레 정점 통과? "글쎄요"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5.30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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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공급부족 등으로 올여름 국제유가 130~140달러 전망

국제유가가 공급부족 속에 미국의 여름 휘발유 수요 성수기인 드라이빙 시즌 돌입 영향 등으로 상승했다.배럴당 115달러를 돌파했다. 미국의 PCE 지수가 하락했다는 이유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국제유가 계속 오르고 있어 이를 장담하기 어렵다.국제유가 상승으로 현재 리터당 2000원을 넘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국내 판매가격도 고공행진을 하면서 물가압력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 개시에 따른 수요 증가에다 공급제한이 맞물리면서 국제유가가 지난주 마지막거래일인 27일 배럴당 115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러시아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러시아투데이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 개시에 따른 수요 증가에다 공급제한이 맞물리면서 국제유가가 지난주 마지막거래일인 27일 배럴당 115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러시아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러시아투데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7일(미국 현지시각)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날에 비해 0.9%(98센트) 오른 배럴당 115.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한 주 동안  WTI 가격은 4.34%(4.79달러) 상승해 5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WTI는 5주동안 12.74%(13달러)나 올랐다. 유가가 5주 연속 오른 것은 지난 2월11일로 끝난 주간 이후 가장 오랫동안 오른 것이다.

같은 시각 영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8월 인도분은 1.2%(1.37달러) 상승한 배럴당 115.54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이날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112.36달러로 전날(108.93달러)에 비해 3.15%(3.43달러)나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두바이유 가격은 4월 평균 배럴당 102.8달러에서 5월 둘째 주 배럴당 104.7달러, 셋째주 108.7달러, 넷째주 108.9달러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에서 유가가 오른 것은 30일 미모리얼 데이 연휴와 함께 시작하는 운전시즌이다.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여름 여행 수요 증가로 휘발유 공급 부족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가 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수요가 원유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고 특히 휘발유 가격의 강세가 원유가 상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유럽연합(EU)이 조만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헝가리와 일부 회원국이 제재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합의를 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EU 정상회의는 30~31일 열릴 예정이다.

독일 투자은행 코메르츠방크 상품(원자재)팀은 EU가 조만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앞으로 3개 분기 원유 전망치를 각 분기당 5달러씩 상향했다. 코메르츠방크는 하반기에는 수급이 균형을 이뤄 유가가 10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이란혁명 수비대가 그리스의 유조선 2척을 장악했다는 소식도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6월2일로 예정된 석유수출국협의체인 'OPEC플러스(+)' 회의에서는 증산 규모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공급 부족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세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주장은 힘을 잃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미국의 4월 개인소비지출(PCE) 은 3월에 비해 0.9% 상승하며 예상치(0.8%)를 웃돌았다. 물가변동효과를 제거한 실질 PCE는 예상에 부합하는 전월비 0.7% 상승을 기록했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의 물가안정 목표 기준지표인 PCE 물가지수는 전달에 비해 0.2%상승하며 예상에 부합하고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하며 3월 수치(6.6%)보다 낮아지며 물가 상승세가 주춤해져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이날 1.76%,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은 2.47%,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3% 상승했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자산관리부는 이에 대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상태이나 3월에 이어 4월의 상승폭이 꺾이며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제유가 상승은 금융시장의 이 같은 평가에 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 상승이 지속된다면 연료 가격이 오르고 각종 운송비가 오르면서 식품가격도 오를 수밖에 물가를 계속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석유시장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신규 원유공급 제한, 기존 공급에 대한 리스크 증가, 전세계 수요증가,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포괄적공동계획(JCPOA)은 불가능해 유가가 계속 올라갈 것"이라면서 "전문가들은 올여름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140달러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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