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카놀라 농사, 낮은 재고, 높은 가격, 중국 시장 삼박자 갖췄다.
상태바
캐나다 카놀라 농사, 낮은 재고, 높은 가격, 중국 시장 삼박자 갖췄다.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2.05.30 23: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캐나다는 카놀라(유채) 씨 생산과 수출 대국이다. 앨버타주에는 노란색의 꽃이 만발한 카놀라밭이 끝없이 펼쳐진 곳이 적지 않다.앨버타를 비롯한 캐나다 서부지역은 캐나다 카놀라 생산 중심지다. 그런데 올들어 연료비와 비료값이 폭등하면서 카놀라 농가의 시름이 깊어졌다. 지난해에는 가뭄으로 농사를 망쳤는데 올해는 각종 비용이 상승해 농가는 고심하고 있다.  비용 상승을 가격에 전가하면 그만이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그럼에도 3년간 닫힌 중국 시장이 열리고 있으니 새로운 기회도 생기고 있는 셈이다.

캐나다 앨버타주 크레모나의 한 카놀라 재배 농장. 사진=캐나다 CBC
캐나다 앨버타주 크레모나의 한 카놀라 재배 농장. 사진=캐나다 CBC

CBC캐나다 등은 캐나다 카놀라 생산을 위한 연료비와 비료값이 급등했다는 카놀라 농가의 하소연을 30일(현지시각) 전했다.  

앨버타주카놀라생산자위원회( Alberta Canola Producers Commission)의 로저 쉐보(Roger Chevaux) 회장은 CBC캐나다에 "올해는 농사를 지은  중 가장 비싼 해"라고 하소연했다.

그의 농장에 들어간 비용을 보자. 쉐보는 애드먼튼에서 남동쪽으로 약 168km 떨어진 곳에서 카놀라 농사를 짓는 농부이기도 하다. 비룟값이 지난해에는 t당 850달러 들었는데 올해는 무려 2300달러가 든다고 한다. 농기계 사용에 들어가는 디젤 등 연료비도 지난해부터 크게 올랐다. 지난달만 해도 디젤유값은 1리터에 35센트나 올랐다.

그렇기에 쉐보 회장의 말을 빌자면 올해는 과거 어느 때보다 리스크가 많다고 한다.

생산비용이 급증했지만 판매가격이 급등한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해는 부셸당 12달러정도였는데 올해는 그 두배 이상인 25달러나 된다. 비싼 값에 팔아 돈은 더 많이 벌 수 있다. 

왜 이렇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많다.농산물 중개회사인 애그니피티(Agnifity)의 상품 중개사인 에린 하라칼(Erin Harakal)은 카놀라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 중 하나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목한다.

우크라이나는 식용유 중의 하나인 해바라기씨유 수출대국이다. 그런데 지난 2월24일 러시아가 침공한 이후 해바라기씨유 수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러시아가 항구를 봉쇄하는 탓에 철도로 운송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다.

캐나다 카놀라 재배지역. 사진=캐나다카놀라협회
캐나다 카놀라 재배지역. 사진=캐나다카놀라협회

그래서 수입국들은 대체 식용유인 카놀라로 눈을 돌렸다. 카놀라 수요가 많아지니 가격은 자연 스레 올라갔다.값이 올라가니 생산농가는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판매를 하지 않았다.

어찌 보면 이는 당연한 대응이다. 그런데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이 지난 3년간 캐나다산 카놀라에 대한 수입제한조치를 최근 풀었는데 농가들이 카놀라 판매를 주저하다가는 호기를 놓칠 수도 있다고 쉐보 회장은 말했다. 캐나다 정부가 5세대 통신망 사업에 화웨이 참여를 금지한 것도 캐나다 카놀라업계의 불안거리다.  

중국은 지난 2019년 3월 리차드슨 인터내셔널, 비테라 등 두 회사의 카놀라에서 세균이 검출됐다며 수입을 막았다. 이는 중국 화웨이의 멍 완저후 부회장을 체포한 것과 맞물려 많은  추측을 낳았다. 

중국 시장의 문이 열리면서 캐나다산 카놀라 가격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게 쉐보의 판단이다. 캐나다산 카놀라를 사겠다는 바이어가 많을수록 값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현재 캐나다의 카놀라  재고량은 2005년 이후 17년 사이에 최저 수준이다. 캐나다통계청은 지난 6일(현지시각) 3월 말 기준 캐나다의 카놀라 재고량이 394만t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월에 비해 49.3% 줄어든 것이다. 카놀라 재고량은 2020년 12월 1328만 4000t에서 지난해 3월 776만9000t으로 줄고  지난해 7월 172만2000t까지 급감했다가 지난해 12월 755만3000t까지 늘어났다.

낮은 재고량, 높은 가격, 열린 중국 시장 등 이 세 가지는 캐나다 카놀라 농가에겐 두 번 다시 잡기 어려운 기회일지 모른다. 주요 생산주인 앨버타가 파종을 선도하고 있어 비만 제때 온다면 올해는 카놀라 풍년이 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