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추가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열어둬...한은 빅스텝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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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추가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열어둬...한은 빅스텝 불가피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6.1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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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총재 "시장반응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5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Giant Step)을 단행하면서  7월 회의에서도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날 금리 인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1.75% 수준으로 올라갔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 처지로 몰렸다. 한은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1.75%다.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최소 0.50% 올리는 빅스텝을 밟지 않는다면 한미간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자본유출이 일어날 것으로 염려된다. 한은이 고심할 수밖에 없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다음 금통위까지 시장반응보고 결정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5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방준비제도 유튜브 캡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5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방준비제도 유튜브 캡쳐

미국 연방준비제도에 따르면, Fed는 14∼15일(현지시간)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예상대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75∼1.00%에서 1.50∼1.75%로 0.75%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한국(1.7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 격차는 기존 0.75∼1.00%포인트에서 0.00∼0.25%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6월 FOMC 정례회의에 대한 관심은 크게 3가지였다. 첫째 인상 폭, 둘째 향후 인상 경로, 셋째  물가와 경기에 대한 Fed의 입장이었다.

우선 Fed는 이날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75bp(1bp=0.01%포인트) 인상을 결정했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5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했다. 미국 금리인상폭 추이. 사진=CNN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5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했다. 미국 금리인상폭 추이. 사진=CNN

다음 인상 경로는 점도표와 제롬 파월 Fed 의장 기자회견에서 드러났다. 점도표 중간값은 올해 3.4%, 내년 3.8%, 2024년 3.4%, 그리고 장기 2.5%로 제시했다. FOMC는 앞으로 4차례 열리는데 남은 인상 폭은 163bp라고 할 수 있다. 중간값 상단이 175bp여서 그렇다.

하나금융투자는 Fed가 점도표대로 금리인상을 진행할 경우 시나리오가 4개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 75bp 인상 2회+25bp 1회, 둘째, 75bp 인상 1회+50bp 2회, 셋째 75bp 인상 1회+50bp 인상 1회+25bp 인상 2회, 넷째, 50bp 인상 3회+25bp 인상 1회다. 이는 시장이 반영한 연말 3.75~4.00%에 비해 다소 완만한 긴축 속도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50bp와 75bp 인상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 그는 블랙아웃 기간에 나온 데이터가 기존 가이던스와 다른 결정을 내리는데 영향을 미친 것이 이례적이라 밝혔지만 그만큼 파월이 강조한 Fed의 기민한(nimble)한 면모는 남은 회의에서 언제든 발휘될 수 있다.

그는 또 기대인플레이션 안착이 중요한데 이는 헤드라인 물가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변했다. 더불어 월간 증가율 둔화를 Fed가 보고싶어 한다고 언급했고 2024년부터는 점도표를 통해 인하 사이클 진입을 시사했다. 

마지막으로 물가 개선 조짐이 곧 나타날 것이며, 이를 위해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기존 입장을 재차 천명하고 성장과 고용시장에 대해서도 견실하다는 평가를 유지했다.

하나금투의 김상훈 연구원은 "성명서 내 '향후 노동시장이 계속 강력할 것으로 예상' 문구 삭제와 실업률 전망치 상향조정, 최근 4~5개월 동안 경기 상황이 어려워졌다는 발언 등을 감안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경기를 제약하는 (restrictive) 수준까지 각오하면서 당장 중립금리 이상 수준까지 금리를 인상하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2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2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Fed의 자이언트 스텝으로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는 없어졌다.  김 연구원은 "향후 최소 추가 1차례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과 2018년 한미 최종금리 역전 폭이 75bp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도 한 차례 50bp 인상과 연말 2.50% 기준금리 도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보다 늦은 봉쇄조치 해제에 따른 물가 피크, 고용과 소비 둔화 시점의 미국과 시차를 감안할 때 빅스텝을 통한 물가 안정 노력이 3분기 중에는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기준금리를 1.75%로 0.25% 포인트 상향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기준금리를 1.75%로 0.25% 포인트 상향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은 총재는 16일 '빅스텝'과 관련해 "다음 금통위 회의(7월14일)까지 3∼4주 남아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사이 나타난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놨다.이 총재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3.4%로 예상되는데, 금리 인상 속도가 우리보다 빠른 게 사실"이라면서 "금리 격차 자체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이런 상황에서 외환·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종합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 민지희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금통위는 7월에 50bp, 8월 25bp 연속 금리인상을 전망한다"면서 "국내도 4분기에는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민지희 연구원은 "대출금리 상승세에 따른 가계 부채 부담이나 고유가 흐름 지속, 인플레에 따른 가계 실질 구매력 위축 등 연말 국내 경기 둔화 흐름을 고려하면 한은이 물가 안정만을 고려해 4분기에는 연속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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