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6%대 유력…'빅스텝'에 한걸음 근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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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6%대 유력…'빅스텝'에 한걸음 근접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07.0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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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6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6% 넘을 경우 1998년 11월 이후 처음

 

지난 5월 5% 중반대까지 치솟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월에는 6%를 넘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고공 행진을 지속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긴축 행보, 고환율 등의 악재가 지속된 탓이다. 여기에 1일부터 전기·가스 요금이 동시에 인상된 만큼 7~8월에는 물가상승 압력이 한층 더 가중될 전망이다. 6월 소비자물가가 6%대를 돌파하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Big Step)'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연 2.25%로 올라가면서 주택담보대출금리 등 각종 금리도 덩달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한은.금감위.금감원.경제수석 간담회'에 참석, 회의시작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최상목 경제수석, 추경호 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감원장.사진=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한은.금감위.금감원.경제수석 간담회'에 참석, 회의시작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최상목 경제수석, 추경호 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감원장.사진=기획재정부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통계청은 5일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한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정부 안팎에서는 6월 상승률이 5월 기록을 웃도는 것은 물론 6%대에 진입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탓이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배럴당 113.3달러로 지난해 6월(71.6달러)에 비해 58.2% 상승했다. 전달(108.2달러)에 비해서도 4.7% 상승했다. 유가 상승은 각종 수입품의 운송비 상승, 석유제품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저성장속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하방 위험이 실현되는 복합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일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세계 각국이 높은 물가 상승세를 경험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5월 5.4%에 이어 6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년7개월 전인 1998년 11월(6.8%)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6%를 넘은 적이 없다.

5월 소비자물가동향.사진=통계청
5월 소비자물가동향.사진=통계청

문제는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실제 6%를 돌파하더라도 7월과 8월 이후에도 계속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추석 명절이 포함된 9월 전까지는 물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단 물가상승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배럴당 110달러 안팎인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연합체인 OPEC+가 8월 증산량을 64만8000배럴로 확정해 기대치를 밑돌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113.4달러다. 최근 10년 사이 최저점인 2020년 4월 22일의 13.52달러와 비교해 2년 만에 739% 폭등했다.

또 지난 1일부터 적용된 전기·가스 요금 인상분이 8월 초 발표될 7월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이렇게 되면 7월 물가상승률도 높은 수준으로 나올 게 분명하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기준금리를 1.75%로 0.25% 포인트 상향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기준금리를 1.75%로 0.25% 포인트 상향했다. 사진=한국은행

급등한 원달러 환율도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달러당 1300원에 육박한 환율은 수입물가 상승에 이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또 엔데믹(풍토병화)과 함께 외식·여행·문화생활 소비가 크게 늘면서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 압력도 상당하다. 통계청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여행·교통 서비스 관련 온라인거래액은 1년 전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6월 물가상승률이 6%대를 돌파하면 한은이 금리인상 카드를 빼들 공산이 크다. 7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0.50%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1.75%인데 2.25%로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0% 포인트를 올리면 한미간 금리는 같아진다. Fed가 0.75%포인트 올린다면 한미간 금리는 역전된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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