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외환위기 이후 첫 6%...한은"더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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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외환위기 이후 첫 6%...한은"더 오른다"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07.05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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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물가 상황 점검회의', 물가 오름세 전망
한은 7월 금통위서 기준금리 0.50% 포인트 빅스텝 가능성

6월 소비자물가가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6%대로 진입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물가 오름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한은도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해할 가능성이 커졌다.  

6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에 비해 6% 상승했다. 사진=통계청
6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에 비해 6% 상승했다. 사진=통계청

한은 이환석 부총재보는 5일 오전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앞으로도 소비자물가는 고유가 지속,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측 물가상승압력 증대와 전기료·도시가스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4%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높아지고 물가상승압력이 다양한 품목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는 외식과 가공식품 가격 오름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석유류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6%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 6.8%이후 처음으로 6%대에 진입한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월(4.1%)과 4월(4.8%) 두 달 연속 4%를 찍은 뒤 5월(5.4%)에는 5%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달 6%벽마저 뚫었다.
 
최근의 물가 오름세 확대는 원유, 곡물 등 해외 공급측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고,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수요측 물가상승압력도 상당폭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상품 물가의 경우 석유류(39.6%)와 가공식품(7.9%)을 비롯한 공업제품이 9.3% 올랐다. 공업제품의 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3.24%포인트였고 이중 석유류 기여도는 1.74%포인트였다.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9.6% 올랐다. 전기료와 도시가스 물가 상승률은 나란히 11%를 기록했다. 

농축수산물도 축산물(10.3%)을 중심으로 4.8% 올랐다. 감자(37.8%)와 배추(35.5%), 포도(31.4%), 수입쇠고기(27.2%)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

서비스 물가는 개인 서비스가 5.8%, 공공서비스가 0.7%, 집세가 1.9% 오르면서 3.9% 상승했다. 개인 서비스 가운데 외식은 8%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등으로 여타 부문으로도 물가상승 압력이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에너지, 식료품과 외식을 중심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일반인의 기대인플레이션(향후1년)도 5월 3.3%에서 6월 3.9%로 올랐다.  
 
한은은 이날 "경기침체 우려 확산 등으로 향후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나 단기간 내 고유가 상황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하고 "곡물 등 세계식량가격은 전쟁 여파, 주요 생산국 수출제한,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부진 등으로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고, 여행·숙박 등 여가활동이 증대되면서 국내 개인서비스물가 오름세도 상당 기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이에 따라 현재의 추세라면 7~8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8%대까지 치솟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7~8월에 폭염이 올 경우 신선 식품 가격이 올라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또 이달부터 인상된 전기·가스요금이 물가에 반영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차질과 국제 곡물가격 상승 등 대외 공급요인은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문에 오는 14일 금통위를 앞두고 있는 한은의 고민의 골은 더 깊어졌다. 높은 물가에다 달러당 1300원을 넘나드는 높은 환율이라는 변수까지 감안해서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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