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OT 9월 인도분 4.5% 하락
농산물 수출 대국 캐나다의 위력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캐나다의 밀 파종 면적이 증가했다는 통계가 발표되자 미국 농산물 선물시장에서 밀 선물 가격이 내린 것이다. 물론 경기침체 우려, 우크라이나산 밀 공급 가능성, 미국 달러강세도 한몫을 했다. 한국은 식용 밀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사료용 밀은 우크라이나 등 흑해지역에서 각각 수입하고 있다. 밀 선물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내려갔다.
세계 4위의 밀수출국인 캐나다의 성장 견인차인 밀 선물값 하락은 국가경제에는 달가운 소식이 아니지만 밀값 상승으로 파스타와 빵 등 식품 가격이 올라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요즘 소비자들에겐 다행스런 소식 아닐까?
캐나다의 밀 파종 면적은 지난 9년 사이에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캐나다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2/23 판매연도 밀을 심은 면적은 2540만 에이커(1030만 헥타르)로 2013/14 판매연도 이후 9년 사이에 최대를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8.7% 증가한 것이다.
2540만 에이커 중 봄밀 파종 면적이 거의 대부분인 1821만1700에이커를 차지했고 듀럼밀이 600만 에이커, 겨울밀이 117만7400에이커로 각각 나타났다.
지난해와 견줘 봄밀 파종 면적은 10.5%, 듀럼밀은 8.6% 각각 증가했다. 캐나다 동부에서 주로 재배하는 겨울밀은 전년 대비 12.7% 감소했다.
주별로는 서스캐처원주의 밀파종 면적이 지나해보다 10.4% 증가한 1320만 에이커로 가장 넓었다. 이중 봄밀이 11.7% 증가한 830만 에이커, 듀럼밀은 7.6% 늘어난 490만 에이커였다.
앨버타주는 전년 대비 9.6% 증가한 760만 에이커에 파종했다. 봄일 파종 면적이 9.3% 증가한 640만 에이커, 듀럼밀은 9.9% 느렁난 110만 에이커로 나타났다.
마니토바주의 밀 파종 면적은 12.1%증가한 320만 에이커로 조사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선물 시장에서 밀 선물 가격은 하락했다. 여기에 경기침체 우려도 강하게 작용했다. 달러강세도 한몫을 했다. 캐나다달러와 유로, 엔 등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6일 107선을 돌파하는 강세를 이어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선물시장에서 밀 선물은 6일(현지시각) 세계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위험 자산 정리 영향으로 전날(305.43달러)에 비해 4.5% 하락한 t당 291.65달러로 체결됐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난 2월24일 t당 340.24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9월 인도 연질 적색 겨울밀(WU2)은 39센트 하락한 부셸당 8.07달러로 마감했다.
캔자스시티 선물거래소(K.C.)의 9월 경질 적색 겨울 밀(KWU2)은 51.5센트 하락한 부셸당 8.62달러, 미네아폴리스 선물시장(MGEX) 9월 봄 밀(MWEU2)은 58센트 하락한 8.90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USDA의 주간 밀 수출 검역량은 11만1830t으로 예상치인 30만~50만t에 못 미치는 수치였다. USDA의 생육 상황 보고서를 앞두고 봄밀의 '좋음-아주 좋음' 등급은 59%로 평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밀의 수확 진행 상황은 지난주 41%에서 증가한 57%로 예상된다.
밀 선물가격은 캐나다 경제에도 영향을 주게 마련이다. 캐나다는 세계 4위의 밀 수출국이다. 밀을 비롯한 농산물과 원자재는 캐나다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를 차지한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4월 올해 캐나다 경제성장률을 3.9%로 예측했는데 그 상상부분은 상품 시장 강세를 감안한 것이다. 캐나다 경제는 올해 3.4~3.8% 성장하면서 주요 7개국(G7) 중 수위를 달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캐나다의 주력 수출품인 밀을 비롯한 농산물, 원유 등 광산물 가격이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