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경기침체 아니다" vs 서머스"타조처럼 외면 땐 더 큰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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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경기침체 아니다" vs 서머스"타조처럼 외면 땐 더 큰 고통"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07.26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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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한 Fed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행보가 자칫 물가는 잡지 못한 채 경기침체로 이어질 있다는 주장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경기침체 징후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의 국내총생산(GDP) 추정치(GDPNow)가 2분기 -1.2%로 예상되면서 1분기(-1.6%)에 이어 2개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경제학자들의 민간 연구 조직인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경기침체'를 경제 전반에 걸쳐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제 활동의 현저한 감소라고 정의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사진=크립토뭄뉴스트위터 캡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사진=크립토뭄뉴스트위터 캡쳐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미국의 경제 성장 속도는 둔화했지만, 노동시장은 아직 견고하다며 경기 침체 우려를 일축했다. 옐런 재무장관은 지난 24일(현지시각) NBC 방송에 출연해 "미국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경제의 많은 부분이 아직 견고하다"고 고 말했다.

경기 침체는 경제 전반이 취약해지는 것인데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다고 옐런 장관은 지적했다. 미국의 소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고 일자리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데다 실업률은 3.6%로 거의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옐런 장관은 지난 3개월간 평균 37만5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면서 "우리는 매우 강력한 노동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것은 경기 침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노동시장은 견고해 보이지만 경제 성장 속도는 주춤하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율 -1.6%이었다.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보통 보통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 '경기 침체'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옐런 장관은 "2분기 연속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다고 해도 NBER이 이 시기를 경기침체로 규정한다면 놀랄 것"이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2021년은 역사상 빠른 성장 속도에서 성장이 느려지는 전환기에 있다"고 진단하고 "우리는 꾸준하고 지속 가능한 속도로 성장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둔화가 필요하고 또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일시 경제 성장 둔화는 미국 경제에 필요하다는 게 옐런의 생각이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사진=래리서머스닷컴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사진=래리서머스닷컴

이와 반대되는 목소리도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맡은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같은날 CNN에 출연해 상반된 전망을 내놓았다. 서머스 교수는 "Fed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만큼 경기침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서머스 교수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물가가 크게 오르고 고용이 낮을 때 경기 침체가 따라올 가능성은 아주 높다"면서 "중앙은행과 정부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은데 위험을 외면하는 타조처럼 행동한다면 나중에 더 큰 고통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머스 교수는 경기침체 위험은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Fed의 강력한 조처가 필요하다며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두 사람의 발언은 이번 주에 미국 경제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요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기 때문에 주목된다. 미국 상무부는 오는 28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을 발표한다. 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27일에 나온다.Fed는 기준금리를 최소 0.7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6월에 1994년 이후 처음으로 0.75%포인트 올린데 이어 연속으로 올리는 것으로 Fed의 기준금리는 2.25%에서 2.5%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Fed가 지난 2008년 이후 최고치인 약 3.5%까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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