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스페인에서 기원전 5000년 전 고대 인류가 만든 거석 유적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스페인의 스톤헨지라고 불리는 유적지다.
18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서부 카세레스주의 발데카나스 저수지가 유럽을 강타한 폭염과 극심한 가뭄으로 말라붙으면서 '과달페랄의 고인돌'인 수십개의 거석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당국은 저수지 수위가 총 수용량의 28%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스페인 스톤헨지로 통하는 이 거석들은 1926년 독일의 고고학자 휴고 오버바이어가 발견했지만 1963년 프란시스 프랑코 독재정권이 농촌 개발 프로젝트로 저수지를 만들면서 잠겼다. 그 이후로 거의 60년 동안 온전히 모습을 드러낸 것은 4번뿐이었다. 지난 2019년 7월28일에도 극심한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거석 유적지 전체가 완전히 드러났다.
과달페팔 고인돌 유적지는 최고 1.8m 높이의 화강암 바윗돌 150여개가 모여 지름 26m의 원형을 이루고 있다. 돌 위에 지붕 역할을 하는 평평한 바위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원과 묘지, 강둑과 가까운 위치로 보아 장터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일부 지역은 기후 변화로 1200년 만에 가장 건조한 날씨를 보였다. 스페인의 강우량은 1950년 이후 매년 5~10mm씩 감소하고 있고, 21세기 말까지 겨울 강우량은 10~20% 더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