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고공행진…美 잭슨홀 미팅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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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고공행진…美 잭슨홀 미팅 분수령?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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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에 환율 또다시 연고점 경신...잭슨홀 미팅서 파월 의장 발언 주목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경신하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직전 연고점인 달러당 1330원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본다. 미 긴축 가속화에 한미 금리 역전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원달러 환율이 1400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위기감도 번지고 있다. 환율이 지나치게 빨리 오르면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소비, 투자가 위축되는 등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이 크다. 최근 환율상승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이 그 근인으로 꼽힌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지속하는 한 달러강세에 따른 환율상승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오는 25~27일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어떤 발언을 할 지 전 세계 금융시장은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그의 발언은 달러강세의 중단과 지속을 나누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325.9원으로 마감했다.사진은 달러 지폐. 사진=CNews DB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325.9원으로 마감했다.사진은 달러 지폐. 사진=CNews DB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9일 1325.9원으로 전날보다 5.2원 오른 수준에서 마감했다. 장중 한 때 1328.8원까지 올라서며 지난달 15일에 기록한 연고점(1326.7원)을 다시 갈아치웠다. 이날 기록한 장중 고가는 2009년 4월29일(1357.5원) 이후 약 13년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23일(1301.8원) 1300원을 넘어선 이후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연말까지 1300원대에서 환율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것은 1997~1998년 외환위기, 2001~2002년 닷컴버블 붕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세 차례뿐이다.

현재 환율수준은 우리 금융시장이 경제위기 당시 수준에 들어 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환율이 다시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지난 17일(현지시각) Fed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Fed는 인플레이션을 잡을 때까지 긴축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오는 25~27일 잭슨홀미팅에서 연설한다. 그는 과연 비둘기로 남을까, 아니면 비둘기 탈을 쓴 매임을 드러낼까 궁금하다. 사진=연방준비제도 유튜브 캡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오는 25~27일 잭슨홀미팅에서 연설한다. 그는 과연 비둘기로 남을까, 아니면 비둘기 탈을 쓴 매임을 드러낼까 궁금하다. 사진=연방준비제도 유튜브 캡쳐

더욱이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연일 급격한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매파성향을 드러내면서 달러 강세를 더욱 부추겼다. 불러드 총재는 지난 18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다음달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본다면서 "내년 금리 인하도 기대하고 있지 않다"고  단언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다음달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혹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고,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역시 과열된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고 완전히 확신하기 전까진 통화 긴축 정책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에서는 다음달 열리는 FOMC에서 연준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서고 11월, 12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5~4.0%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추이. 미국 금융시장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달러인덱스는 이번주 한 주 동안 2.34% 사상승했다. 지난 한 달 간은 1.29% 올랐으나 올들어서 19일까지는 무려 12.64% 올랐으며 지난 1년간은 15.62%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사진=마켓워치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추이. 미국 금융시장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달러인덱스는 이번주 한 주 동안 2.34% 사상승했다. 지난 한 달 간은 1.29% 올랐으나 올들어서 19일까지는 무려 12.64% 올랐으며 지난 1년간은 15.62%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사진=마켓워치

이 때문에 유로, 캐나다달러,일본엔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8선까지 돌파했다.달러인덱스는 이번주에만 2.34% 상승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가 올라 국내 물가상승 압박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또 국내 소비와 투자에도 부정의 영향을 준다. 증권시장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는 환율 상승시 환차손을 보는 만큼 한국 금융 시장에서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한참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신한금융투자는 19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고점인 1330원선을 뚫고 연고점 경신 시도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건형 수석연구원 등은 보고서에서  "유럽 에너지 위기에 따른 대외 강달러 압력 뿐만 아니라 유럽발 경기 침체 우려와 금융 불안 가능성도 상존한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들은 "그동안 원·달러 환율 변동성을 제어한 Fed의 긴축 기조 완화 기대감도 약화된 만큼 환율 상승세에 제동을 걸 트리거가 부재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고점 부근 에서 외환당국 개입 경계와 침체 시기에 비해 양호한 경기 흐름이 원달러 환율 상승 속도를 제어할 것으로 이들은 전망했다. 

국내외 금융시장은 오는 25~27일 열리는 잭슨홀 미팅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잭슨홀 미팅은 다음달 Fed의 금리인상폭과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 회의에선 각국의 중앙은행 인사들이 모여 경제 정책을 논의하다. 파월 의장이 금리인상 필요성을 강조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는다면 추후 금리인상과 달러강세, 원달러 환율 상승 등 금융시장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의장이 '비둘기'일지, 비둘기의 탈을 쓴 '매'임이 드러날지 전세계 금융시장은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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