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엔화 끝없는 추락...뉴욕 시장에서 140엔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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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엔화 끝없는 추락...뉴욕 시장에서 140엔 돌파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9.02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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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지수 109.99까지 치솟아 20년여 만에 최고치

일본 엔화가치가  끝모르게 하락하고 있다.미국 달러와 견준 엔의 가치가 1일(현지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엔을 넘어 24년여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엔화약세는 일본의 수출에는 도움을 주지만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국내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 된다. 일본은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하지만 과도한 국가부채 때문에 금리를 인상하지 못하고 있다. 고물가 속 저금리는 달러 강세, 엔화 약세의 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엔달러 환율이 1일(현지시각) 140엔을 돌파했다. 사진=교도
엔달러 환율이 1일(현지시각) 140엔을 돌파했다. 사진=교도

2일 일본의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와 아사히신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이날 일시 달러당 140.23엔까지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전날에 비해 0.81% 오른 140.095엔으로 거래를 마쳤다.엔달러 환율이 140엔을 돌파한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이 변동환율제도로 전환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외환시장에서도 엔달러 환율은 139엔을 찍은 후 추가 하락해 이날 오후 5시 달러당 139.28~29엔을 기록했다.  

엔화 가치 하락, 엔달러 환율 상승의 1차 원인은 미국 달러 강세, 미일간 금리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강도높은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달러화에 견준 다른 통화 가치는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2.25~2.50%인데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지난달 26일 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회의에서 금리인상 인상의지를 천명했고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로레타 메스터 총재는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현 2.25~2.50% 수준에서 내년 초 4%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요인들 탓에 투자자들은 엔을 팔고 달러를 사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 엔화.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1일 140엔을 넘어섰다사진=CME그룹/비즈니스인사이더
일본 엔화.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1일 140엔을 넘어섰다사진=CME그룹/비즈니스인사이더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미국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이날 0.671% 오른 109.59를 기록했다. 장초반에는 109.99까지 치솟아 지난 2002년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지수가 이처럼 강세를 이어가는 것은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이면서 Fed가 인플레 억제를 위해 금리인상을 적극 단행할 여지가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8월의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해 예상을 웃돈 점이 달러가치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고용과 신규수주가 회복하는 상황에서 견조한 양상을 보였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27일까지 주간 신규실업보험신청건수는 전주보다 5000건 감소한 23만2000건으로 6월 하순 이후 2개월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개선됐다. 그만큼 미국 노동시장이 튼실하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역으로 Fed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빌미를 제공한다.

그동안 Fed는 9월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이런 지표들은 점점 더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감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그럴 경우 달러 강세,엔화 약세는 더 지속될 전망이다.

일본의 월별 물가지수 상승률. 사진=트레이딩이코노믹스
일본의 월별 물가지수 상승률. 사진=트레이딩이코노믹스

엔화 약세는 수입물가 상승에 이어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전망이다.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는 4월 전년 동월에 비해 2.5% 상승해 2%대를 돌파안 이후 5월 2.5%, 6월 2.4%, 7월 2.6% 상승했다. 특히 7월 물가상승률은 2014년 4월 이후 가장 높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엔화약세와 결부된 식품과 연료비 상승이 주범이었다. 엔화 약세는 물가상승으로 일본 가계를 쥐어짜고 있는 셈이다.

엔화 약세는 흔히 일본 수출 증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기업들의 해외이전으로 일본 기업들이 수출을 확대하고 기업실적을 개선하는 것을 더 어렵게 한다"고 진단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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