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족의 지분경쟁 서막?...고려아연 주가 8월 한 달 40%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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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족의 지분경쟁 서막?...고려아연 주가 8월 한 달 40% 상승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9.03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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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그룹의 계열사로 아연과 연(납) 생산·판매하는 고려아연이 지난달 주가가 40% 이상 상승했다. 영풍과 영풍정밀도 8월 한 달간 주가가 각각 27%, 20% 올랐다. 최근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과 장형진 회장 간 지분 경쟁 움직임이 관측되면서 연일 주가가 상승세다. 

고려아연은 연간 금 12t을 생산한다. 고려아연 사명 로고. 사진=고려아연유튜브 캡쳐
고려아연은 연간 금 12t을 생산한다. 고려아연 사명 로고. 사진=고려아연유튜브 캡쳐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 고(故) 최기호 창업주가 동업해 설립한 영풍그룹 핵심 계열사로 영풍그룹 27.49%를 비롯해  장형진 회장과 가족 등이 31.4%를 보유해 사실상 지배주주 역할을 하고 있다. 최 부회장 측은 14.79%,  한화H2에너지 USA가 6.88%를 보유하고 있다.

영풍은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데 장 회장(최대주주 장세준)측이 경영하고, 온산제련소를 운영하는 고려아연은 최 부회장측이 경영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달 주가가 40.73% 올랐다. 지난달 31일에는 한 때 장중 68만3000원을 찍으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는 지난 7월13일 장중 최저가 44만1000원보다 55%가량 급등한 것이다. 

장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영풍그룹 계열사 코리아써키트와 장형진 회장이 100% 보유한 에이치씨가 난달 30일 고려아연 주식을 각각 5602주, 800주씩 장내매수하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장 회장 측과 최 부회장 측이 지분경쟁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지난달 5일 미국 에너지 분야 투자 자회사 '한화H2에너지USA'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4718억 원을 들여 고려아연 지분 5%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최윤범 부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 부회장이 한화라는 '우군'을 활용해 지분경쟁의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고려아연 지배구조도. 사진=NH투자증권
고려아연 지배구조도. 사진=NH투자증권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지분경쟁의 서막?'리나느 제목의 보고서에서 "영풍은 장 회장(최대주주 장세준) 측이 경영하고 고려아연은 최 부회장 측이 경영하는데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면서 "고려아연의 신사업 '트로이카 드라이브'(신재생에너지와 수소·이차전지 소재·자원순환 사업) 투자가 확대되면서 최 부회장 측의 고려아연에 대한 계열분리 의지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변 연구원은 "고려아연 기타비상무이사인 장 회장이 이사회에 불참했는데 11명의 이사회 구성원 중 나머지 10명은 참석했다"면서 "이사회 회의에 고려아연 최대 지분을 보유한 장 회장이 불참한 것이 유상증자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 아니겠냐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고려아연의 계열분리는 영풍과 장 회장 측의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영풍과 장 회장 측에서 고려아연에 대한 보유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데 최근 추가로 지분을 매수한 것을 감안하면 (계열분리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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