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의 역습...1달러=7위안 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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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약세의 역습...1달러=7위안 깨져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9.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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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7위안이 깨졌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달러화 초강세 속에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섰다. 중국은 미국 등에 수출하는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위해 일부러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번엔 중국의 경제 지표 악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국달러와 견준 중국의 위안화가 환율이 16일 7위안을 넘어섰다. 은행원이 위안화 뭉칫돈 앞에서 위안화 지폐를 헤아리고 있다. 사진=CGTN
미국달러와 견준 중국의 위안화가 환율이 16일 7위안을 넘어섰다. 은행원이 위안화 뭉칫돈 앞에서 위안화 지폐를 헤아리고 있다. 사진=CGTN

위안화 약세는 중국 제품의 수출 가격을 낮춰 수출 증대를 가져오지만 수입물가상승, 국내 물가 상승을 거쳐 국내 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 무역경합도가 높은 한국에는 악재다.

세계적 경기 침체 속에 위안화 가치 하락은 수출 증대 효과도 있젰지만 증시 외국인 투자자 이탈,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6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움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큰 폭의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중국 중앙은행(PBOC)의 위안화 부양 시도에도 위안화는 이날 오전 한때 1달러에 7.0128위안에 거래돼 역내 시장에서 '1달러=7위안' 공식이 깨졌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가치 하락이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날 홍콩 역외 시장에서도 장중 7.0211위안까지 오르며 7위안 선을 돌파한 만큼 7위안 돌파는 시간 문제였다.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섰다. 사진=이차이글로벌닷컴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섰다. 사진=이차이글로벌닷컴

중국 당국이 시장 환율 등을 고려해 결정하는 고시환율은 16일 6.9305위안까지 높아져 2년여 사이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조만간 고시환율도 7위안을 돌파하는 이른바 '포치(破七·7 파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외환시장 개방 수준이 낮고 당국이 직접 개입해 환율을 조정하는 반고정환율제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달러당 7위안 아래에서 환율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시켜 왔다.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한 것은 미중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쳤던 2020년 7월 27일 7.0029위안이 마지막이었다.

앞서 미중 관세 전쟁이 불거진  2019년 8월에는 고시환율이 7위안을 넘어서며 '포치'가 현실로 나타탔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 유지를 위해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맞선 것이다.

중국 위안화 환율 상승은 중국의 수출에 도움이 되는 것보다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에 이어 중국 내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 통화 가치 하락으로 외국인 투자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가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 '포치'가 현실화할 경우 시장에서 중국 당국이 환율 관리 능력을 상실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위안달러 환율이 오르자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장 멍(Zhang Meng) 거시외환전략가는 올해 위안달러 환율을 당초 6.8위안에서 7.15위안으로 수정했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측은 "중국 중앙은행인인 중국인민은행(PBOC)은 환율의 급격한 평가절하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PBOC는 역회 위안화 유동성 흡수를 위해 역외 채권을 더 발행하거나 외환지급준비율을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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