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국채 10% 줄이고 금은 늘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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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국채 10% 줄이고 금은 늘리고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9.23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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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량을 근 1000억 달러 줄이고 금 보유를 늘리는 등 외화자산을 구조를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로 서방의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동결의 교훈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보유액이 3조 달러지만 유사시 미국과 일본 등 서방이 자산을 동결할 경우 쓸 수 없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중국은 판단하고 있다. 

중국이 외환보유액 중 미국 국채 비중을 줄이는 대신 다른 통화와 금 보유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난성 치옹하이시의 한 은행에서 은행원이 달러를 헤아리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이 외환보유액 중 미국 국채 비중을 줄이는 대신 다른 통화와 금 보유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난성 치옹하이시의 한 은행에서 은행원이 달러를 헤아리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일본의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은 23일(현지시각) 중국은 러시아 중앙은행의 해외자산 동결에 충격을 받아 달러 의존을 낮추기 위해 보유자산 비중을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7월 미국채 보유액은 지난해 말에 비해 9% 줄였으며 8월 금수입은 사상 최대치를 늘렸다. 다만 급속한 운용처의 다양화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조세회피처 등에서 미국 국채의 일부를 '은익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 국채보유액은 지난 7월 현재 9700억 달러로 6월(9678억 달러)보다 조금 늘어났다. 그러나 지난해 말 1조687억 달러에 비해서는 약 1.24%, 987억 달러 줄었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올들어서 1월 1조601억 달러에서 2월 1조 548억 달러, 3월 1조396억 달러, 4월 1조34억 달러로 줄었지만 1조 달러선을 유지했다. 그런데 5월 9808억 달러, 6월 9678억 달러로 감소 속도가 빨라졌다. 6월 보유량은 12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시작된 지나 2018년부터 감소추세를 보였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근 1000억 달러를 줄였다. 반기 기준으로 부면 2016년7~12월이래 5년 반 만의 최대 축소액이다.

반면, 조세회피처인 케이만군도 보유의 미국 국채는 1월 2618억 달러에서 7월 2919억 달러로 같은 기간 385억 달러 증가했다. 버뮤다제도도 70억 달러 늘어났다.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은 일본으로 1조2343억 달러이며 영국이 6346억 달러, 룩셈부르크 3042억 달러, 케이만제도 2919억 달러, 스위스 2873억 달러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보유량은 1123억 달러로 1월 1244억 달러보다 오히려 줄었다.

중국이 줄인 미국 국채 일부를 이관해 '은닉 보유'를 늘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미국의 제재를 받을 경우 직접 보유한 미국 국채를 팔아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지만 '은닉 보유'한 금액은  제재망을 뚫기 쉽다고 신문은 풀이했다.

중국 노동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국채 보유량 축소에 대해 "이는 외환보유액에서 미국 국채를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 노력을 나타낸다"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금리 인상기 채권 가격 하락을 반영한  사례로 주장한다"고 전했다.

중국 외환투자연구소 탄얄링(Tan Yaling,谭雅玲) 소장은 "하향 추세는 대부분 중국의 외환포트폴리오 재분배와 리스크 헤징을 위한 더 낳은 입지를 나타낸다"면서 "중국은 미국 국채에 보유를 고수하는 대신 다른 통화 표시 자산으로 외환보유액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금융당국 관계자는 직접 보유 미국 국채 감소에 대해 "미국 금리상승에 따른 손실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가 오르면 국채 가격이 하락해 보유자들은 손실을 입는다. 신문은 러시아 중앙은행인 러시아연방은행의 해외자산 동결도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가 지난 3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로부터 배제보다 훨씬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8월 103억 달러어치의 금을 수입하는 등 금 수입을 늘리고 있다.중국은 주로 스위스와 러시아산 금을 수입하고 있다. 러시아산 골드바에 음각하고 있다. 사진=스푸트니크
중국이 8월 103억 달러어치의 금을 수입하는 등 금 수입을 늘리고 있다.중국은 주로 스위스와 러시아산 금을 수입하고 있다. 러시아산 골드바에 음각하고 있다. 사진=스푸트니크

시진핑(習近平) 정권은 대만을 무력 통일을 준비하고 있는데 대만의 유사 시 미국, 유럽과 일본이 금융제재에 나서면 3조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이 대부분이 동결되고 경제 타격은 측정불가능할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를 미리 막기 위한 조치로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016년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액의 59%가 달러자산이었다. 달러자산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미국 국채를 줄이는 것은 무역결제 등에서 이전보다 달러에 의존하지 않게 되는 점도 있다.

중국은 대신 금 보유를 늘리고 있다.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8월 금수입액은 103억5800만 달러로 지난해의 2.3배로 급증했다. 중국 통계로 보면 2017년 이후 최대치다. 

7월에는 스위스산 금 80.1t, 46억 달러어치, 러시아산 1억 880만 달러어치 등을 수입했다.

물론 중국의 외환보유액에서 금 보유량은 2019년 9월 말부터 올 8월 말까지 약 1950t으로 변함이 없다. 이는 중국 국유은행 등이 보유하면서 외환보유액 이외의 형태로 '안전자산'인 금을 늘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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