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얼마나 남길래 수확기 45만t 1조 들여 매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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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얼마나 남길래 수확기 45만t 1조 들여 매수하나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09.26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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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하락에 정부와 집권 여당이 역대 최대 물량인 45만t을 매수하기로 했다. 올해 과잉생산되는 양이 너무나 많아 햅쌀과 지난해 생산된 살을 사들여 시장에 나오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쌀값 하락을 막겠다는 고육지책이다. 쌀값 하락은 소비자들에겐 희소식이지만 생산자인 농민에게는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농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정부와 여당은 국민 혈세 1조를 투입해 쌀값 하락을 막겠다는 것이다.

쌀 공급이 줄었지만 소비가 더 줄면서 쌀가격이 하락하고 있다.이에 따라 정부와 집권여당은 올해 쌀 45만t을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했다. 서울 용산구 대형마트에 쌀 포대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박준환 기자
쌀 공급이 줄었지만 소비가 더 줄면서 쌀가격이 하락하고 있다.이에 따라 정부와 집권여당은 올해 쌀 45만t을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했다. 서울 용산구 대형마트에 쌀 포대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박준환 기자

정부와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25일 당정협의를 갖고 쌀값 급락을 막기 위해 쌀 45만t을  '시장격리' 하기로 결정했다. 시장격리란 쌀을 사들여 창고에 보관함으로써 시중에서 유통하지 못하게 한다는 뜻이다. 

국민의힘과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제4차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었다. 당정은 시장격리 대책을 통해 쌀값이 오른 2017년보다도 더 빠르고 더 많은 규모의 수확기 대책 중 하나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장격리를 결정한 물량은 45만t이다. 이는 올해 초과 생산이 예상되는 25만t에 20만t을 더 추가한 양으로 2021년산 구곡도 포함했다. 수확기(10~12월)와 수확기 이후(다음해 1~9월)에 하는 시장격리를 모두 합한 물량이다.이는 2005년 공공비축제 도입 이후, 수확기 시장격리 물량으로는 최대다. 

농촌진흥청의 작황조사 결과와 22년산 신곡에 대한 수요량을 검토한 결과, 올해 약 25만t의 초과 생산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1년산 쌀은 예년보다 많은 물량(10만t 수준)이 11월 이후에도 시장에 남아 2022년산 신곡 가격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됐다.

쌀이 과잉생산되는 것은 쌀소비량이 줄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10년 전인 2012년 69.8kg에서 지난해 56.9kg으로 줄었다. 

우리나라의 벼 재배 면적은 2012년 84만9000헥타르(ha)에서 지난해 73만2477ha로 약 13.7% 줄었다. 쌀 생산량은 400만6000t에서 388만2000t으로 약 3.1% 주는데 그쳤다. 

소비는 줄고 생산은 넘쳐나니 가격이 하락할 수 밖에 없다.  산지 쌀값은 지난해 10월 하락하기 시작해 올해 15일까지 24.9% 떨어졌다. 싼지 쌀값은 20kg 이 지난해 9월15일에는 5만4228원이었으나 이달 15일에는 4만725원을 나타냈다. 이 같은 하락 폭은 1977년 관련 통계를 조사한 이후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가장 크다.

쌀시장 격리현황. 정부는 2005년 공공비축제 도입이후 올해까지 총 10회 쌀을 시장에서 격리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쌀시장 격리현황. 정부는 2005년 공공비축제 도입이후 올해까지 총 10회 쌀을 시장에서 격리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부 변상문 식량정책과장은 "큰 폭으로 쌀값이 하락함에 따라 농식품부는 쌀값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최대한 신속하게 마련하기로 했으며  과도하게 하락한 쌀값을 상승세로 전환 시키기 위해 초과 생산량 이상의 물량을  확기에 전량 시장에서 격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시장격리 물량 45만t과는 별개로 지난해보다 10만t 증가한 공공비축미 45만t을 포함하면 올해 수확기에는 총 90만t이 시장에서 격리되는 효과가 생기는데 이 역시 2005년 공공비축제도 도입 후 수확기로는 최대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격리되는 90만t은 2022년 예상 생산량의 23.3%에 이르며, 쌀 생산량 중 수확기에 시장에서 격리(공공비축+시장격리)되는 비율이 과거 8.3~18.1%인 점을 감안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농식품부는 덧붙였다.

변상문 과장은 "이번 시장격리 조치를 통해 지난해 수확기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한 쌀값은 적정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식품부는 쌀값과 쌀 유통시장 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수급 상황에 맞는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쌀값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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