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장개입해 엔·달러 환율 급한 불은 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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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장개입해 엔·달러 환율 급한 불은 껐지만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10.2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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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이 150엔에 육박했다고 147달러대로 뚝 떨어졌다. 일본 금융당국의 시장개입에 따른 효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강도높은 통화긴축과 일본의 저금리 정책이 바뀌지 않는한 엔화 약세는 불가피해 보인다.

일본엔화가 달러당 150엔을 돌파하자 일본 금융당국에 다시 시장에 개입했다. 일본 엔화. 사진=CNews DB
일본엔화가 달러당 150엔을 돌파하자 일본 금융당국에 다시 시장에 개입했다. 일본 엔화. 사진=CNews DB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50엔에 육박한 엔달러 환율은 단 몇 시간 만에  147엔대로 급락했다.장중 151엔가지 오른 환율은 버블 붕괴로 엔화 가치가 150엔 수준으로 떨어진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앞서 일본의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2일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 매수, 달러화 매도 등의 외환 개입을 했다고 관계자가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후 11시 30분 넘어 엔화가 강세로 전환한 뒤 2시간에 걸쳐 144엔 수준까지 치솟았다. 급등락을 거친 뒤 전 거래일에 비해 1.66%(2.48엔) 하락한 147.64엔에 거래를 마쳤다.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는 분석이 잇따른 이유다.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기자들에게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전날 "외환시장에서 나타난 과도한 변동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취한다는 생각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면서 "필요하면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며 시장개입 가능성을 열어놨다. 

일본 외환당국이 시장에 개입한 게 맞다면 지난 9월22일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당시 일본 외환당국은 2조 8400억 엔(190억 달러)을 투입해 엔화를 사들이고 달러를 팔았다. 지난 9월 개입 당시  한율은 달러당 145.90엔이었다. 이번에는 개입 후에도 147.70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일본 당국이 급한 불을 껐지만 '엔저(엔화 가치 하락)'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달러 강세 기조가 이른 시일 안에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일본 정부가 마이너스 기준금리정책을 지속하는 한 시장개입은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일본이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며 경제 상황도 악화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물가억제를 위해 6월과 7월, 9월 등 3번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3.00~3.25%로 올라갔고 미일간 기준금리 차이는 3% 이상으로 벌어졌다.

일본 재무성이 20일 발표한 2022회계연도 상반기(올해 4∼9월) 무역수지는 11조75억엔(약 105조49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1979년 이후 6개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이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도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할 방침을 바꾸지 않고 있다. 

엔화 엑세로 수입품 가격이 오르면서 일본의 인플레이션도 극심해졌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0% 상승했다. 2014년 4월 소비세율이 5%에서 8%로 인상돼 물가지수에 반영된 효과를 제외하면 1991년 8월(3.0%) 이후 31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에너지와 원자재의 국제 가격이 상승하고 엔저로 수입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구로다 총재는 통화완화 정책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해 엔화약세는 앞으로도 이언질 전망이다. 사진=아사히신문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구로다 총재는 통화완화 정책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해 엔화약세는 앞으로도 이언질 전망이다. 사진=아사히신문

그럼에도 물가안정 책무를 맡고 있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요지부동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엔달러 환율이 152엔에육박하기 몇 시간 전에 "우리는 통화완화 정책을 고수함으로써 경제를 확고하게 뒷받침하고 임금상승이 동반하며, 지속되고 안정된 방식으로 물가 목표(2%)를 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BOJ는 현재의 비용견인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현상이며 초저금리 정책이 엔화 약세 시대에 추구할 정도라는  점을 가계가 이해하도록 하는 두 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지적했다. 가계가 물가상승 압박을 어떻게 견디느냐에 BOJ의 정책 변경 여부도 달려있디고 마이니치는 지적했다.

BOJ는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1%로 정하고 10년 만기 국채금리 상단을 0.25%로 해 금리를 0.%수준으로 유지하는 수익률 통제정책을 펴고 있다. 

다이와증권의 이와시카 마리 수석시장이코노미스트는 마이니치신문에 "구로다 총재가 어제를 바꾸지 않는 만큼 엔화 약세 기조가 즉시 바뀔 것으로 예상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몇 달 동안 미국과 중국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고 이것은  BOJ에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해야할 이유를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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