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강세장에 최고실적 낸 美 엑슨모빌 셰브런 사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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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강세장에 최고실적 낸 美 엑슨모빌 셰브런 사야할까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10.3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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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상승, 유럽 에너지 위기는 에너지 수입국엔 악재지만 원유와 각종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업과 국가에겐 호재다. 미국 석유메이저 엑슨모빌과 셰브런 등의 이야기다. 시가총액 기준 미국 최대 석유회사인 엑슨모빌의 호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면서 미국 시가총액 8위 기업으로 올라섰고 2위인 셰브런의 주가도 연중 최고치에 근접했다. 에너지 위기가 길어지면서 당분간 에너지 업종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석유주에  올인한 '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선구안이 옳음이 판명나고 있다. 

미국 에너지 업계 시가총액 1위기업인 엑슨모빌이 최근 유럽의 에너지 위기에 따른 공급 증가로 매출액과 순익이 크게 늘면서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사진은 엑슨모밀 주유소에 붙은 간판. 사진=엑슨모빌
미국 에너지 업계 시가총액 1위기업인 엑슨모빌이 최근 유럽의 에너지 위기에 따른 공급 증가로 매출액과 순익이 크게 늘면서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사진은 엑슨모밀 주유소에 붙은 간판. 사진=엑슨모빌

31일(한국 시각)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 업계 시가총액 규모 1위 엑슨모빌과 2위 셰브런의 3분기 순이익으로 모두 308억9000만 달러(약 44조 원)를 거둬들였다. 

엑슨모빌은 지난 28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순이익이 196억6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순이익(67억5000만 달러)에 비해 191% 늘어났다. 주당순이익(EPS)은 4.45달러로 전년 동기(1.58달러) 대비 181.65% 증가하면서 약 3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3분기 매출은 1120억70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 1254억6000만 달러에 비해 10.67% 밑돌았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 55.89% 불어났다. 

호실적에 힘입어 주가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각) 엑슨모빌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93% 오른 110.70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엑슨모빌의 시가총액은 약 4614억 달러(약 658조 원)를 기록해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 8위로 올라섰다. 9위 존슨앤드존슨(4572억 달러), 10위 비자(4410억 달러) 등을 제쳤다.

마이크 워쓰 셰브런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셰브런
마이크 워쓰 셰브런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셰브런

셰브런도 같은 날 시장 기대를 웃돈 실적을 내놓았고 주가는 뛰었다. 셰브런의 3분기 순이익은 112억3000만 달러(약 16조 원)로 전년 동기(61억1000만 달러)에 비해 84% 늘었다. EPS도 지난해 3분기 3.19달러에서 올해 3분기 5.56달러로 88% 급등했다.

이는 셰브런이 원유를 비싸게 판 결과로 볼 수 있다. 미국 경제매체이자 금융자문사인 모틀리풀에 따르면, 셰브런은 지난 3분기 원유를 미국에서는 배럴당 76달러, 해외에서는 89달러에 팔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각각 배럴당 58달러, 68달러에 판매한 것에 비하면 18달러, 23달러나 비싼 것이다. 

가스 역시 비싼값에 팔았다. 천연가스는 미국에서 1입방피트 당 7.05달러에 팔았고 해외 시장에서는 10.36달러에 팔았다. 1년 전에는 각각 3.23달러, 6.28달러에 판 것에 비하면 근 두 배 수준이다. 

셰브런은 두둑한 현금을 챙겼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53억 달러, 여기서 기계장치 투자 공장시설 등 투자금 등을 제외한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123억 달러를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이 얼마나 양호한지 확인하는 지표로, 재무제표상 영영업활동현금흐름(+)과 투자활동현금흐름(-)을 합산해 산출한다. 

이처럼 두둑한 영업이익과 튼실한 현금흐름을 노린 투자자들이 몰린 덕분에 셰브런의 주가는 전날에 비해 1.17% 오른 179.9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6월 기록한 연중 최고치인 181.13달러와 0.6%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30일 개장가 181.47달러로 개장해 미국 동부시간 오전 9시 52분 현재 182.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28일 기준 셰브런의 시가총액 순위는 13위(약 3523억 달러)로 반도체 메이커인 14위 엔비디아(3447억 달러)를 앞질렀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CEO. 사진=엑손모빌
대런 우즈 엑손모빌 CEO. 사진=엑손모빌

미국 석유메이저의 호실적을 이끈 것은 유럽의 에너지 위기였다. 대런 우즈 엑슨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8일 컨퍼런스콜에서 "러시아의 공급 중단 우려로 천연가스 가격이 3분기에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산 화석연료의 공급이 줄자 미국 정유사들이 유럽 수출량을 늘린 겋ㅅ이다.

마이클 워쓰 셰브런 CEO도 "3분기 미국 내 석유와 가스의 생산량이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고 자평했다.  셰브런의 름기 유역 원유 생산량은 하루 70만배럴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수준이다.

엑슨모빌과 셰브런을 비롯한 석유회사 주가 상승은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할 전망이다.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는 셰브런과 정유회사 옥시덴탈의 주식을 사모은 덕분에 석유주는 보유주식 중 3번째 많은 주식에 등극했다.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공급난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은 두 업체에겐 호재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전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탈탄소 정책이 확산하면서 석유는 외면을 받을 것이란 전망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 연합체인 OPEC+(플러스)의 감산정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 탓에 에너지 전환 정책은 궤도를 완전히 이탈했고 석유는 살아남아 비싼 몸값을 받고 있다. 버핏 회장은 이런 흐름을 미리 읽고 옥시덴탈에 투자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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