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 국내 사료시장 '큰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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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인터, 국내 사료시장 '큰손' 부상?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11.3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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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우크라산 사료용 옥수수 6만1000t 반입
11월 농협사료와 '수입 사료원료 안정 확보' 업무협약 체결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국내 사료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종합상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해외에 곡물터미널을 운영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그간 국내 사료구매단체에게 사료용 곡물을 중개하는 일을 해왔으나 최근 국내 최대 사료업체인 농협사료와 손을 맞잡고 국내 사료 시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농협사료와 함께 수입한 사료용 밀 7만t을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에서 선적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농협사료와 함께 수입한 사료용 밀 7만t을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에서 선적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료시장은 총 2100만t 규모인데 이중 75%인 1600만t을 수입하고 있어 해외의존도가 매우 높다. 수입 물량은 주로 4대 곡물 메이저사인 'ABCD(ADM,번지, 카길, 루이드레퓌스)'와 중국 국영회사인 중화국립곡물유류식품수출회사(COFCO), 일본의 종합상사를 통해 사들이고 있다.

주요 사료 구매 단체로는 CJ제일제당, TS대한제당, 제일사료, 서울사료, 대주산업, 팜스토리 등 6개사가 속해 있는 FLC(인천·군산항), 대한사료 외 9개사가 참여하는 FBG, 고려산업 외 11개사 참여하는 KBU(부산·울산항), 카길애그리퓨나 외 11개사가 참여하는 MFG(Major Feedmill Group,평택·군산항, 대기업 구매단체)와 농협사료가 있다. 농협사료는 국내 사료시장의 31%를 점유하고 있는 최대 사료회사이다. 옥수수, 밀(소맥) 등의 사료를 미국, 남미,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수입, 가공해 국내 축산농가에 공급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우크라이나 곡물수출터미널 전경.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우크라이나 곡물수출터미널 전경.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이런 시장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파고든 것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 상사 중 유일하게 런던곡물거래협회 (GAFTA)와 유지류거래업협회 (FOSFA) 회원사다.국내기업으로는 우크라이나 미클라이우항에 유일하게 곡물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 터미널을 통해 한국과 유럽, 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에 연간 250만t의 곡물을 수출했다. 지난 9월에는 우크라이나산 사료용 옥수수 6만1000t을 인천항을 통해 들여왔다. 지난 2020년 10월에는 국내 최초로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에서 선적된 사료용 밀 7만여t을 국내에 반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에는 국내 사료시장 1위 업체인 농협사료와 손을 맞잡았다.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은 정상태 농협사료 사장과 지난달  8일  서울사무소에서 김동환 농협경제지주 사외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입사료의 안정 확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과 정성태 농협사료 사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과 정성태 농협사료 사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이번 협약을 통해 두 회사는 ▲포스코인터내셔널 보유 해외 엘리베이터를 활용한 국내 곡물 반입 ▲팜박(팜오일을 짜고 남은 찌거기) 등 사료원료의 장기공급 계약 ▲해외 식량사업 공동개발 및 투자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교류 등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로써 농협사료는 글로벌 메이저사에 대응해 가격협상력을 높이고 팜박, 옥수수를 비롯한 다양한 원료를 안정되게 조달할 수 있게 됐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의 안정된 거래처 확보로 식량사업의 양과 질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식량안보 중요성이 나날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식량주권 확보를 국정과제로 제시한 만큼, 해외업체가 주류인 식량 시장에서 국내업체들의 영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중개 역량 기반 위에서 에너지와 식량을 미래 핵심사업으로 분류하고 전략적 투자를 하고 있다. 에너지분야에서는 세넥스에너지 인수, 포스코에너지 합병 등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2025년까지 3조 8000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식량분야에서도 국내 식량안보와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과감한 투자를 조기에 실행한다는 전략이다. 미국, 호주 등 안정지역에서 곡물자산 확보를 위한 업스트림투자를, 아시아, MENA지역에서 수요시장 확보를 위한 다운스트림 투자를 추진하는 한편, 미래 영농에 대비해 스마트 팜 사업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주시보 사장은 "반세기동안 국내 사료사업을 선도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농협사료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어 뜻 깊다"면서 "사업을 차차 키워 식량안보 측면에서 국내 사료시장에 긍정의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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