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기준금리 0.5%P 인상, 내년까지 긴축…세계 증시 쑥대밭
상태바
Fed 기준금리 0.5%P 인상, 내년까지 긴축…세계 증시 쑥대밭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12.15 10: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기준금리 연 4.25~4.50%...파월 의장 "물가 하락 증거 부족하다"
다우 등 뉴욕주식시장 3대 지수 2~3%대 하락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매의 발톱을 내보였다.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았고 미국 뉴욕 주식시장의 3대 지수가 2~3%대 하락률을 기록하는 등 전세계 증시가 쑥대밭이 됐다. 이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미국이 내년까지 긴축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 데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을 받영한 것이다.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4.25~4.50%로 높아졌는데 앞으로 미국 국채금리 상승, 달러강세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 한국은행 기준금리 등 연쇄반응이 뒤따를 전망이다. 세계경제라는 기관차는 침체를 향해 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중앙은행이 매파(긴축선호) 본색을 또 드러냈다. 13~14일 이틀간의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맞치고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했다. 제롬 파월의장(사진)은 "플레이션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위해선 상당히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사진=Fed 유튜브 캡쳐
미국 중앙은행이 매파(긴축선호) 본색을 또 드러냈다. 13~14일 이틀간의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맞치고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했다. 제롬 파월의장(사진)은 "플레이션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위해선 상당히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사진=Fed 유튜브 캡쳐

Fed는 14일(현지시각)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4.25~4.50%로 올린다고 밝혔다.이로써 Fed는 올들어 모두 일곱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Fed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강도 높게 금리를 올렸다. FOMC는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네 번 연속으로 금리를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연이어 밟았는데 이어 최근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는 조짐을 보이자 금리 인상 속도를 조금 낮췄다. 

Fed는 경제가 회복하면서 이에 따른 가파른 물가 인상, 즉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으로 돌아서 지난 3월 올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것을 시작으로 이후 6차례 더 인상했다. 현행 준금리 4.25~4.50%는 지난 2007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내년에도 긴축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며 이것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실망한 이유이기도 하다. Fed가 이날 공개한 점도표(FOMC 위원들이 예상한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지표)에 따르면, 2023년 말 중간값이 5.1%로 제시돼 있는 등 내년 말 금리를 5.00~5.25%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 0.75% 포인의 금리 인상을 예상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최근 경제 지표를 보면 물가가 안정돼 가고 있지만 0.25%포인트씩 세 차례 인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Fed가 기준금리를 발표하기 직전에 나온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7.1% 상승했다.1년 만에 최소폭의 상승이다. 월별 상승률도 0.1%로 시장의 전망을 밑돌았다.  10월  CPI 상승률 7.7%를 크게 밑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그러나 물가 억제를 위한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10월과 11월의 인플레이션 지표는 반가운 (물가 상승 폭) 감소를 보여준다"면서도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위해선 상당히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뒤집어 말하면 현재로선 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그를 설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또 "역사적 경험은 너무 빨리 통화정책을 완화하지 말라고 경고한다"고 밝혀 통화정책을 조기에 완화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당장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 파월 의장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크고 긴축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물가가 우리의 목표대인 2%에 도달하기까지 충분히 긴축 수준에 있지 않고 물가 안정에 도달하려면 갈 길이 멀다"며 시장의 정책 전환(피벗)에 대한 기대에 쐐기를 박았다.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에 비해 7.1% 상승해 10월상승률(7.7%)를 밑돌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임금 등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했다. 미국 소비자가 가게에서 결제를 위해 신용카드를 주고 있다.  사진=미국 상무부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에 비해 7.1% 상승해 10월상승률(7.7%)를 밑돌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임금 등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했다. 미국 소비자가 가게에서 결제를 위해 신용카드를 주고 있다.  사진=미국 상무부

물가안정과 관련해 Fed는 서비스 물가를 유심히 보는데 노동시장 과열로 임금상승률이 높는 등 서비스 물가가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Fed는 판단하고 있다. 파월 의장도 노동시장의 과열로 서비스 물가가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텔이나 식당 같은 노동 집약적 서비스 분야에서 평균 임금이 1년 사이 5~6% 증가함에 따라 물가 압박을 키우고 있다고 그는 꼬집었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 과열로 임금이 매우 높다"면서 "한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Fed가 자칫 금리를 계속 올리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5%로 지난 9월 전망한 1.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침체 우려를 높인다. 내년 실업률은 현재 3.7%에서 4.6%로 높아지고 내년 인플레이션은 3.1%를 기록할 것으로 Fed가 예상한 것을 보면 '침체'는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월 의장은 요지부동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경기 침체를 겪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물가 안정 회복을 위한 고통이 전혀 없는 방법이 있기를 바라지만, 그런 건 없다"며 인플레이션 해결이 최우선 과제임을 강조했다.

Fed가 바라는 것은 금리인상→ 소비감소→ 직원해고→임금하락→ 물가 안정뿐이다.

KPNG 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느는 연구 노트에서 "Fed는 장기 경제 성장 둔화와 실업률 증가를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끝내는 유일한 방법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투자은행 베어드의 마이클 앤토넬리 전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시장에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면서 "시장은 더는 인플레이션을 걱정하지 않는다. 이제는 경기침체가 도를 넘을 가능성을 염려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최유준 연구원은 "Fed는 물가 통제를 위한 금리 인상 지속 필요성을 시사하며 내년 금리 인 하 가능성을 일축했다"면서 "매파적 FOMC 확인에도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상존하며 통화정책 우려가 일부 상쇄되는 모습으로 파월 의장은 2개월 연속 예상치를 하회한 물가에 대해 긍정 의사를 표명했다"고 평가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자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자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최상목 경제수석,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과 함께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이 정책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5개월 연속 둔화하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이번 금리 인상 폭은 당초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면서 "오늘 새벽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은 제한적이지만 향후 추이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 정부의 시장 안정조치 등으로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라면서도 "향후 주요국 물가, 경기 둔화 흐름, 통화 긴축 속도 등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증시는 경기침체 공포에 질렸다. 뉴욕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2.25% 떨어졌고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49%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23% 급락했다. 기계, 음식료를 제외한 9개 업종이 하락했으며 특히 금리 인상에 민감한 기술주와 성장주 낙폭이 커졌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