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내년 물가목표 웃도는 수준…물가 중점 통화정책"
상태바
이창용"내년 물가목표 웃도는 수준…물가 중점 통화정책"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12.20 15: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은행이 내년에는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금리인하는 시기 상조이며 최종금리 3.5%도 확정된 게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인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은 지난 5월2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은 지난 5월2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중 물가상승률이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낮아지더라도 물가 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금리인상 기조를 당부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한은은 이날 낸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 7월 6.3%를 정점으로 둔화하면서 당분간 5% 안팎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진단했다. 올들어 11월까지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에 비해 5.1% 오르면서 물가 안정목표 2%를 크게 웃돌았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연초 2%대 중반에서 11월 4.3%로 오름세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한은은 하반기 소비자물가는 석유류가격 오름폭 축소 흐름이 지속되었으나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전기·도시가스요금도 인상되면서 반기 기준으로 1998년 하반기(6.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지수가 연간 5.1%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물가지수 추이. 사진=한국은행/통계청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지수가 연간 5.1%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물가지수 추이. 사진=한국은행/통계청

한은은 단기로는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상방 압력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하방 압력이 상당 부분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물가 불안 요인으로 OPEC+(플러스) 감산·대러시아 제재 강화 등에 따른 유가 상승 가능성, 여전히 높은 기대 인플레이션과 내년 중 전기요금 인상 등을 들었다.

이 총재는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앞으로 발표되는 데이터를 통해 그간의 정책이 국내경기 둔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것"이라면서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 등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도 함께 감안하면서 정교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상승에 따른 부동산 가격 조정과 이에 따른 금융안정 저하 가능성, 우리 경제 각 부문에 미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각별히 살펴보겠다"면서 "미국이 다시 급격한 금리 인상 가능성은 많이 줄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지난 11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다수 금통위원이 최종금리 수준을 3.5%로 제시한 데 대해서 "확정된 수준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그는 "금통위원 다수가 최종금리로 3.5%를 생각한다는 것은 11월 회의 당시의 경제 흐름을 보아 투명성을 위해 소통한 것이지 앞으로 그렇게 갈 것이라는 약속은 아니다"면서 "11월 경제 데이터만 볼 때는 다수의 금통위원이 3.5% 정도면 과소·과잉 대응이 아니지만, 경제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부연했다.

최근 국채 장단리금리가 역전 현상을 보이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 이 총재는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장단기 금리 역전은) 단기에 오른 금리가 조만간 내려갈 것이라고 시장에서 보는 것으로, 그간 금리를 끌어올린 에너지 가격 등 공급 요인이 안정되면서 금리가 내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내년 경기는 특히 상반기에 많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 만큼 침체로 가느냐 아니냐는 보더라인(경계선)에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7%다. 상반기 1.3%, 하반기 2.1%로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이 총재는 지난 9∼10월 원·달러 환율이 1450원 부근까지 치솟은 데 대해 "미국 금리 인상 기조가 시장 예측보다 급격한 데 따른 것으로, 미국이 다시 그때와 같이 급격히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그는 "불확실성은 많이 남아 있다. 빠르게 오른 충격이 천천히 길게 갈 수 있다. 급격한 환율 변화는 아니더라도 기조적 변화는 살펴봐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 총재는 최근 정책금리 인상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가계부채는 상당한 중장기 위험 요인이므로 디레버리징해야 한다"면서도 "주택시장과 주택금융 형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대출, 선후분양 제도 등 많은 관련한 구조적 문제들을 중장기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