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BOC, 기준금리0.25%P 꼭 올려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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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BOC, 기준금리0.25%P 꼭 올려야할까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3.01.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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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4.25%...인상 시 8차례 연속 기록

이번주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Bank of Canada)의 25일 금리결정 회의를 앞두고 온갖 말이 무성하다. 기준 금리를 4.5%로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하면 경기상황을 감안하면 올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만약 BOC가 금리를 올린다면 지난해 초 이후 8번째 인상하는것이다. 문제는 물가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BOC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다는 점이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BOC) 총재.BOC는 25일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 올릴 것으로 알려져 있다.사진=CBC 유튜브 캡쳐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BOC) 총재.BOC는 25일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 올릴 것으로 알려져 있다.사진=CBC 유튜브 캡쳐

그동안의 금리 인상으로 신용카드 사용금리가 급등하고 이자율 급등으로 영혼까지 끌어 주택을 산 주택 소유주들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반면, 주택가격은 하락하는 등 경제가 초토화직전인데 물가 수준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하느냐는 볼멘 소리가 점점 더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캐나다 유력 방송인 CBC캐나다는 24일 BOC의 금리인상 움직임과 이에 따른 부작용들을 소상히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BOC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4.5%로 끌어올리려 한다. 이렇게 되면 BOC는 8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기록을 남긴다.

캐나다 기준금리 추이. 사진=CBC캐나다
캐나다 기준금리 추이. 사진=CBC캐나다

CBC는 그러나 1년 만에 처음으로 전문가들 사이에  BOC 기준금리를 인상하거나 심지어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지에 대해 확실한 컨센서스가 없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금리인상을 바라보는 캐나다 전문가들의 기류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BOC는 인플레 억제를 위해 금리인상이 최선의 무기라고 생각하지만 인플레이션이라는 '용'과 싸울 때 부수피해가 지나치게 많이 생기고 있다고 CBC는 지적했다. 일례로 주택시장에서 주택평균 가격은 지난해 2월 이후 20% 급락했고 신용카드와 같은 소비자 부채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불어났다.

캐나다부동산중개사협회(CRA)지난해 12월에 팔린 캐나다 주택의 평균가격은 62만6318달러로 1년전에 비해 12% 이상 하락했다. 판매량은 1년 전에 비해 39%이상 줄었다. 필자가 사는 몬트리올의 경우 주택패매 가격은 평균 59만2202달러에서 57만3818달러로 3.1% 내렸다.

사정이 이렇지만 BOC가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린다고 하니 걱정이 앞선다. 금리인상으로 인플레이션 억제에 성공했느냐는 볼멘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40년 사이 최고치인 8%에서 지난해 12월 6.3%로 내려갔을 뿐이다. 11월 6.8%에 비해조금 내려갔을 뿐 중앙은행 목표치 2%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는 뼈아픈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BOC가 한 차례 등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으니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 이코노미스트인 파블로 빌라누에바는 BOC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날센 비판을 한다.

오히려 BOC가 기준금리를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빠른 속도로 올리면서 캐나다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둔화된 것만 봐도 그렇다. GDP는 일정기간 동안 한 국가가 생산한 부가가치의 총합이다. 지난해 GDP 증가율은 약 1%로 지난해 1~3분기 평균 3%에 비하면 3분의 1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이는 경제의 어느 일부가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아니면 다른 이유로 생산이 부진했다는 뜻과 같다. CBC는 임금증가와 고용도 비슷한 그림을 보였다고 했다. 즉 금리인상이 임금과 고용에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BOC의 과도한 긴축으로 캐나다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BOC가 낸보고서를 봐도 그렇다. 소비자들과 기업 다수는 캐나다 경제가 올해 침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여러 가지 징후들은 BOC에 금리인상을 당분간 중단할 것으로 재촉하는 듯하다.

금리인상의 효과는 보통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반 뒤에 나타난다. 그런 만큼 BOC는 지난 1년간 캐나다 경제를 꽉꽉 죈 긴축 정책 효과를 좀 지켜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BOC 내부에서도 이런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더더욱 그렇다. 샤론 코지키 BOC 부총재도지난달 몬트리올 기업계와 만나 "금리를 지나치게 급하게 올린 것을 알고 있으며 그 효과는 경제 전체에 나타나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금리인상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탄자는 것을 알 만큼 현명하다면 굳이 더 인상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물가가 하락한 품목 현황. 사진=CBC캐나다
지난해 물가가 하락한 품목 현황. 사진=CBC캐나다

지표상으로 나타나는 물가 수준이 높다는 사실을 부인하자는 게 아니다. 재화와 서비스 가격이 이전 만큼 비싸지 않고 캐나다통계청이 관리는 300여개 품목 중 서적,컴퓨터, 디지털장비 ,아이들 의류와 신발 등 20여 개 항목의 가격 상승률이 마이너스라는 현실도 BOC가 살펴보라고 주장하고 싶을 뿐이다. 

CBC에 따르면,  의약품 가격(-0.1%)이나 주차비(-0.3%), 사진장비(-1.1%), 오디오장비(-1.4%), 아동의료(-2.3%), 인터넷접속료(-2, 6%), 서적(-3.7%) 등 많은 항목 가격이 내리고 있는데 더 많은 항목들의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잊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오는 2월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만 1년이 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급등한 물가는 크게 낮아졌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BOJ는 이런 '추세'를 감안해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당장 달마다 나오는 물가지표를 보고 금리를 결정하는 것은 캐나다 경제 전체로 보면 '교각살우'(矯角殺牛, 소의 뿔을 바로잡으려다가 소를 죽인다는 뜻으로, 잘못된 점을 고치려다가 그 방법이나 정도가 지나쳐 오히려 일을 그르침을 이르는 말)의 잘못을 범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강도높은 긴축으로 캐나다 경제를 침체에 빠드리지 않는 BOC의 현명함을 기대해본다. 

몬트리올(퀘벡)=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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