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4%대 급등...美 금리인상 완화기대·공급부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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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4%대 급등...美 금리인상 완화기대·공급부족 우려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2.0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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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가가 크게 올랐다. 특히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대,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3%대 상승했고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2% 후반대 상승률을 보였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완화와 대한 기대감과 중국의 경제재개에 따른 원유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 튀르키예 지진, 북해 노르웨이 유전 가동중단에 따른 공급부족 염려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달러 약세로 원유와 금 등 각종 상품가격이 올라갔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WTI와 브렌트유 가격을 각각 0.9%, 0.6% 높인 배럴당 77.84달러, 83.63달러로 각각 상향했다. 

이 덕분에 미국의 석유메이저인 셰브런과 엑슨모빌의 주가는 전날에 비해 각각 2.64%, 2.86%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7일(현지시각) 미국의 긴축속도 완화와 중국의 수요재개 기대로 3~4%대 상승했다. 러시아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CNews DB
국제유가가 7일(현지시각) 미국의 긴축속도 완화와 중국의 수요재개 기대로 3~4%대 상승했다. 러시아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CNews DB

8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7일(현지시각) 미국 선물거래소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3월 인도분은 4.1%(3.03달러) 오른 배럴당 77.14달러에 마감됐다. 같은 시각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3.3%(2.70달러) 상승한 배럴당 83.69달러에 거래됐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80.46달러로 전날(78.36달러)에 비해 2.67% 상승했다.

유가 상승은 미국의 긴축속도 완화 기대가 크게 작용했다. 미국이 긴축속도를 완화하면 미국 국채금리가 낮아지고 달러가치도 하락한다. 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원윳값은 달러가치와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D.C. 이코노믹 클럽에서 열린 대담에서 "1월 고용 지표는 우리에게 왜 이것(긴축)이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 될 것인지를 보여준다"면서서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완화)도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갈 길이 멀다"면서 "지금은 디스인플레이션의 매우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탱큐 파월".국제유가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발언영향으로 3~4%대 상승했다.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이 시작했다"고 말해 금융외환시장은 물론 상품 선물시장에서도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완화 기대감을 낳았다.사진=Fed 유튜브 캡쳐
"탱큐 파월".국제유가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발언영향으로 3~4%대 상승했다.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이 시작했다"고 말해 금융외환시장은 물론 상품 선물시장에서도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완화 기대감을 낳았다.사진=Fed 유튜브 캡쳐

파월 의장이 디스인플레이션 완화를 다시 언급함으로써 Fed의 긴축속도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다. 미국은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네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지만 12월에는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결정했고 지난 1일에는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 스텝'을 결정해 긴축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3월에 다시 0.25%포인트 올리고 5월에도 또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은 지난주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럼에도 시장은 환영해 뉴욕 주식시장의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고 달러가치는 하락하면서 유가는 올라갔다.

중국의 원유 수요 증가 기대감도 국제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면서 세계 2위 천연가스 수입국이다.액티브 트레이즈의 리카르도 에반젤리스타 선임분석가는 로이터통신에 "유가는 중국의 경제 재개로 올해 원유 수요가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지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올해 원유수요 증가의 절반이 중국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지난 5일 인도 카르나타카주 벵갈루루에서 인도에너지주간 콘퍼런스 관련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고 "수요가 매우 강력하게 증가하고, 중국의 경제가 다시 확장세를 탄다면 'OPEC+(플러스)' 국가들 사이에서도 생산량 정책을 재검토하자는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IEA는 지난달 27일 펴낸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석유 수요가 전년보다 하루 200만 배럴 증가한 1억170만 배럴로 역대 최대 수준이 될 것이라며 증가분의 절반은 중국 수요라고 예상했다.

튀르키예 지진 여파도 유가에 강한 상승압력을 가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튀르키예의 세이한(Ceyhan)의 BTC 원유 수출 터미널 운영이 6~8일 중단된다. 하루 100만 배럴의 원유를 운송하는 터미널의 가동중단은 공급 감소를 의미한다.

북해 노르웨이해에 있는 요한스베르드루프 유전 전경.이 유전은 에퀴노어, 룬딘 노르웨이, 페트로로, 아케르, 토탈 등이 공동 소유하고 있다. 사진=에퀴노어
북해 노르웨이해에 있는 요한스베르드루프 유전 전경.이 유전은 에퀴노어, 룬딘 노르웨이, 페트로로, 아케르, 토탈 등이 공동 소유하고 있다. 사진=에퀴노어

북해의 노르웨이 해역에 있는 요한 스베르두르프(Johan Sverdrup) 유전내 하루 53만5000배럴을 생산하는 페이스1의 가동중단도 유가를 상승시키는 데 일조했다.이 유전은 노르웨이 석유산업 중심지인 스방에르(Stavanger)에서 약 150km 떨어진 해상 유전으로 수심 120m 아래에 유전이 있다. 이 유전은 노르웨이 대륙붕에 있는 최대 유전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오는 2040년께 노르웨이 원유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미국 연방기관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WTI와 브렌트유 전망치를 상향했다. EIA는 WTI 가격 전망치를 1월 전망치보다 0.9% 올린 배럴당 77.84달러로 상향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0.6% 높은 배럴당 83.63달러를 예상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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