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 표정관리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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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 표정관리 하는 이유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2.1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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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식품업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탄산음료 '칠성사이다'와 소주 '처음처럼', 맥주 '클라우드', 먹는 샘물 '아이시스', 커피 '레쓰비' 등을 생산하는 롯데칠성음료는 요즘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데다 주가도 더디지만 오르고 있는 탓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 주가는 올해 1월2일 16만9500원으로 출발해 15일 17만100원으로 마감했다. 두 달 반을 오르내림 없이 횡보한 셈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우상향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실적은 좋았다. 음료와 주류 두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호실적을 거뒀다.

롯데칠성음료는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액  2조8417억 원, 영업이익 2229억 원을 기록했다고 6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3.4%, 22.3% 증가했다.

4분기 실적은 매출 6690억 원, 영업이익 2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28.7%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음료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조86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6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6% 불었다.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217억 원, 242억 원으로 9.8%, 41.4% 늘었다.

음료 부문은 탄산음료가 이끌었다. 제로 탄산음료 수요가 늘어났고 포트폴리오 확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매출이 18% 증가했다. '핫식스 더킹 제로' 등 에너지음료도 수요가 늘면서 전년 대비 매출이 28% 늘었다.

주류 부문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5.2% 늘어난 7745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69억 원으로 50.3%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3.7% 증가한 1991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7억 원 줄었다. 주류부문의 4분기 매출은 '처음처럼 새로'와 '별빛청하'가 이끌었다. 이들 제품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9억 원, 66억 원 늘었다.

지난해 3분기에는 매출액 7843억 원, 영업이익 75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2.2%(854억원)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2%(104억원)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925억원에서 467억원으로 약 49.5%(458억 원)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원부자재 수급 불안정과 원가 상승, 물류비 급등, 환율 상승 등 식음료 업계 공통된 대외 변수로 영업이익이 1년 전에 비해 감소했다”면서 "지난 9월 중순에 새롭게 출시한 '처음처럼 새로' 소주의 광고판촉비 증가와 임직원 임금 인상 소급분 적용 등 일회성 요인이 3분기에 반영된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의 지난해 호실적은 원부자재 단가 인상에 따른 원가 부담이 늘었지만 일부제품의 판매호조, 판매관리비 부담완화, 비용절감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결과로 풀이된다.

우선 비용절감 노력이 빛을 발했다.롯데칠성은 비용 절감을 위한 'ZBB(Zero Based Budgeting)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ZBB 프로젝트는 원가절감과 프로세스 개선을 하는 게 골자다. 예산을 집행할 때 오래전부터 해온 방식을 따르지 않고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 현 상황에 맞게 손질하는 것이다.

롯데칠성 음료 부문은 지난 2018년 처음 ZBB 프로젝트를 도입한 후 3년간 1000억 원의 이익 개선 효과를 봤다.

지난 2021년 롯데알미늄의 페트(PET) 사업을 인수한 게 좋은 사례다. 롯데칠성음료는 페트병 자가 생산을 위해 롯데알미늄의 인적·물적자산을 68억5300만 원에 양수했다. 페트병을 자체 생산함으로써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 '품목 수 최적화'를 통해 체질 개선도 했다. 수요가 적은 제품은 과감히 없애고 상품 특색이 서로 중복되는 것도 과감하게 통폐합했다.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 수요 증가에 발맞춰 건강 포트폴리오 제품군은 확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6일 보고서에서 "다류, 주스 부문의 부진에도 제로사이다와 콜라의 판매 호조와 먹는샘물, 주류 등의 판매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을 이뤘다"면서  "원가구조 저하에도 매출 성장에 따른 판관비 부담 완화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률 상승, 영업수지 개선으로 법인세비용 증가에도 순이익률도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제로 탄산음료의 양호한 성장세와 라인업 확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업소용 주류 판매 증가와 에너지 음료, 먹는샘물 등의 판매 증가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칠성은 또 음료 부문 건강 포트폴리오 전환을 지속해  제로 탄산음료 라인업을 더욱 확대해 '밀키스 제로'를 출시하고, 주스 브랜드 '델몬트'의 당류 저감 프로젝트도 단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음료와 주류 생산체계를 통합한 '하이브리드 공장'도 전개하고 있다. 기존 음료 사업부와 주류사업부로 이원화된 생산 시스템을 연결해 비용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한투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순이익도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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