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원달러 환율 상승 왜? 그리고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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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원달러 환율 상승 왜? 그리고 어디까지?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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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러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달러당 1440원대에서 큰 폭으로 내린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 1216.40원까지 내려갔다가 불과 12 영업일만인 17일 1299.50원까지 급등했다. 환율상승의 원인으로 미국 달러 강세, 글로벌 자산시장 위험회피,  무역수지 11개월 연속 적자 등이 꼽힌다. 신한투자증권은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 상단을 시험할 것으로 내다본다. 환율상승은 우리 수출제품의 달러표시 가격을 낮춰 수출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되지만 원유와 석탄, 천연가스 등 주요 수입품 가격을 높여 수입물가를 자극하는 데 이어 국내 소비자물가를 자극하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나가게 하는 폭탄이 될 수 있는 만큼 무조건 반길 일은 아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웃돌면서 중앙은행의 긴축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원달러 환율이 17일 1300원에 육박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00원을 돌파한 만큼 종가도 머지 않아 1300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달러 지폐. 사진=CNews DB
미국의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웃돌면서 중앙은행의 긴축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원달러 환율이 17일 1300원에 육박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00원을 돌파한 만큼 종가도 머지 않아 1300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달러 지폐. 사진=CNews DB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0.62% 오른 달러당 1299.50원에 장을 마쳤다.환율은 이날 장중 130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20일(1305원)이후 처음이다. 

미국 소비자 물가에 이어 도매 물가까지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이에 따른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지속 우려가 달러 가치 상승을 부추키고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미국 노동부는 미국의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지난해 12월보다 0.7%, 전년 동월에 비해 6.0% 각각 올랐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월 대비 6.4% 오르면서 시장 예상치(6.2%)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미국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진정되지 않고 올 한 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대표 매파 인사들의 긴축 선호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달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대해 "당시 0.5%포인트 인상 속도를 유지할 설득력 있는 경제적 사실들을 봤다"고 말했다. 대표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지난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면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길 것이란 게 종합적인 내 판단"이라고 말했다.

두 인사가 3월 FOMC에서 0.50%포인트 인상을 주장한 만큼 시장에 퍼져 있는 0.25%포인트 인상 관측은 힘을 잃고 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4.50~4.75%이다.

물가 상승과 Fed 인사들의 발언 영향으로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달러인덱스는 16일 104.48로 전날에 비해 0.60%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10월부터 2일까지는 미국 인플레이션 하락에 따른 긴축적 통화 정책 속도 완화 기대로 8.3% 내렸는데  2일 이후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Fed의  긴축 지속에 대한 우려로 2.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유로는 2.3% 하락하고 일본 엔화는 4.2% 떨어졌으며 위안화는 1.8%, 파운드화는 2.1% 하락했다. 한국 원화는 같은 기간 5.5% 하락하면서 러시아 루블(-5.5%)과 함께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2022년 10월~2023년 1월, 2023년 2월2~16일 환율 변동폭. 사진=국제금융센터
2022년 10월~2023년 1월, 2023년 2월2~16일 환율 변동폭. 사진=국제금융센터

국제금융센터의 이주호 외환분석부장과 김선경 책임연구원은 이날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배경과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환율 상승은 ▲미국의 긴축적 통화정책 지속 우려 ▲글로벌 자산시장 위험회피 성향 ▲작년 4분기 이후 과도한 낙폭 ▲무역수지 11개월 연속 적자 등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이주호 부장은 원달러 환율은 최근 수급보다는 미국의 통화긴축에 따른 '마켓 센티멘트(market sentiment)'에 따라 위험선호/회피에 좌우되는 경향 심화됐다면서 지난해 이후 원달러 환율은 주요국 통화 중 변동폭도 가장 크고 변동성도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11개월 연속 적자를 내는 무역수지도 이유로 지목했다. 올해 1월 무역수지는 127억 달러 적자로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연속 적자를 보이면서 적자폭도 커졌다. 이 부장은 "무역수지 적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반도체 수출 감소 등에 기인한다'면서 "통화긴축 시기 글로벌 달러화 강세 여파가 수출기업들의 달러자금 조달 여건을 악화시켜 생산활동을 위축시키고 거시적으로 수출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원달러 환율은 미국 Fed의 통화긴축 강화나 장기화에 따른 위험자산회피 경향 등으로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지속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주호 부장은 "일부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원달러 환율이 단기로는 글로벌 성장세 둔화와 수출 주력상품인 반도체 업종 부진 전망 등으로 상방 압력이 높은 상황으로 평가한다"고 전하고 "원화는 글로벌 성장 둔화 사이클 속 IT와 전자제품 등의 수출 부진으로 취약한 상태이며 중국 경제활동 재개와 관련한 주식자금 유입이 둔화되는 가운데 한국의 수출은 글로벌 성장둔화 여파로 부진이 예상되고,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가 재개된 점도 약세 요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신한투자증권의 김찬희 책임연구원과 하건형 수석연구원은 "다음주에  달러화지수는 상승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찬희 책임연구원 등은  원달러 환율은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1300원대 상단을 테스트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다음 주로 예정된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동결할 전망이 우세해 미국과의 통화 정책 차별화 가능성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채선물 매도 우위 이어지면서 원화 약세 요인 자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투자증권은 1~20일 수출입동향 역시 두 자릿수 수 출 감소세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원화 가치에 부정적일 것으로 관측했다. 임환열 연구원은 "달러화 속도 조절이 예상되고 1300원의 빅피겨 저항, 이미 1200원대 중후 반 적정가치 레벨로 회귀한 점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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