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미국 재고증가와 전략비축유 방출로 하락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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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미국 재고증가와 전략비축유 방출로 하락 전망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2.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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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지속 관측과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 등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계속 하락압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제유가가 러시아의 감산 결정에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지속, 전략비축유 방출 등의 영향으로 하락하고 있다. 유전 원유 채굴기에서 근로자들이 원유를 퍼올리는 파이프를 연결하고 있다.사진=스푸트니크뉴스
국제유가가 러시아의 감산 결정에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지속, 전략비축유 방출 등의 영향으로 하락하고 있다. 유전 원유 채굴기에서 근로자들이 원유를 퍼올리는 파이프를 연결하고 있다.사진=스푸트니크뉴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가치가 올라가 원유 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는다. 미국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원유는 미국달러의 가치와 정반대로 움직인다. 여기에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는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계속해서 늘어 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전략 비축유 방출이 더해지면서 재고 부담이 확대될 수 있어 유가는 계속 하락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배럴당 70~80(WTI 기준)의 박스권에 갇혀 있는 국제유가의 향배에 이목이 쏠린다. 국제유가는 전세계에서 재화와 원자재(상품) 운송비와 판매가격, 여행 등의 비용과 직결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선물시장에서 국제유가는 4거래일 연속으로 내렸다. 17일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거래일보다 2.74%(2.15달러) 하락한 배럴당 76.34달러에 마감했다. WTI 가격은 나흘 연속 하락해 한 주간 4.24% 하락했다.

영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3.03%(2.58달러) 내린 배럴당 82.56달러에 거래됐다.

하나증권의 전규연 연구원은 하루 전 낸 보고서 '국제유가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원자재 레시피 보고서에서 " 늘어나고 있는 미국의 원유 재고와 비축유 방출이 러시아의 감산 규모보다 커 원유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유가의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미국 연방기관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0일로 끝난 한 주간 미국의 원유재고는 1630만 배럴 가량 증가했다. 원유 재고는 주간 기준으로 8주 연속 늘어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더 높은 폭으로, 그리고 더 오랫동안 인상할 명분도 축적되고 있다. 물가오름세가 이어진 것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달보다 0.7% 상승해 전문가들의 예상치 0.4% 상승을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크게 상승한 것으로 전달 0.2% 하락한 데서 상승세로 반전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1월 PPI는 6.0% 올랐다. 이는 전달의 6.5% 상승보다는 낮아진 것이지만, 시장 예상치인 5.4% 상승을 웃돈 것이다.

14일 발표된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전달보다 0.5%, 전년 동월대비로 6.4% 각각 상승했다. 전달대비로는 지난해 12월의 0.1% 상승에서 상승 폭이 커졌다. 전년 대비로는 지난해 12월의 6.5% 상승보다는 낮아졌으나 시장이 예상한 6.2% 상승을 웃돌았다.

물가압력이 지속되면서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한때 104.238까지 올랐다. 이는 올해 1월 초 이후 최고치다. 달러강세는 유가에는 악재다.

여기에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은 유가에 하락압력을 가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2015년 예산법과 육상운송정비법(FAST) 의무 조항에 따라 4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석달 동안 26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할 계획이다. 예산법은 미국의 전략비축유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비축유 판매를 의무화한 것으로, 2018년~2025년까지 비축유를 판매해 재무부의 일반 기금으로 귀속시키는 법안이다.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이미 1983년이후 가장 적은 수준까지 내렸다.

유가 하락압력은 상승요인을 상쇄하고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러 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맞서 3월부터 하루 50만 배럴의 감산을 단행하겠다고 발표한 게 좋은 예이다.

러시아는 유럽연합(EU)과 G7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에 이어 5일부터 러시아산 석유 제품에 대해 가격상한제를 실시하기로 하자 러시아는 이를 에너지 시장의 교란행위라고 비판하며 3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50만 배럴 감축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러시아는 또 가격 상한제에 직·간접으로 참여하는 국가들에게 러시아산 원유를 판매하지 않을 것이며 러시아산 원유의 80%, 석유제품의 75%를 러시아의 우방 국가에게만 팔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 때문에 공급감소로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1월 원유 생산량은 일일 985만 배럴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보다 123만 배럴가량 줄었는데 추가로 5% 정도를 줄이려는 게 러시아의 속내다. 

전규연 연구원은 "지난해 대규모 비축유 방출로 올해는 매각을 취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 일이라 예정대로 매각이 진행된다"면서 "미국 에너지부는 2월 300만 배럴을 포함해 총 6000만 배럴을 순차로 재비축할 계획이었는데, 국제유가가 매입 목표로 삼는 배럴당 67~72달러 보다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어 재비축이 어려울 수 있으며, 재비축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상반기까지 매입량보다 방출량이 많아 원유 재고가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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