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인 24일(현지시각) 러시아 등에 대한 광범위한 대규모 제재 조치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인프라 지원 방침을 발표했다. 대(對)러시아 제재 조치를 위반한 러시아와 제3국 기업들에 대한 수출통제 등 제재와 러시아산 금속·광물·화학물질 등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 등도 포함됐다.특히 미국은 러시아산 알루미늄과 알루미늄 사용 제품에는 20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200% 고관세로 러시아산 알루미늄의 수입이 사실상 막히면 미국 내 알루미늄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미국 알루미늄 업계가 수입선을 돌릴 수 있어 우리나라 기업들이 수혜를 볼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재무부 등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경제 비용을 부과하기 위해 금속과 금속 제품에 대한 관세를 70%, 또 러시아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35% 각각 인상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특히 미국은 러시아산 알루미늄과 알루미늄 사용 제품에는 20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 정도로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면 러시아산 알루미늄의 미국 수입은 사실상 중단된다. 러시아는 중국 다음으로 알루미늄을 많이 생산하는 세계 시장의 6%를 차지하는 국가다. 러시아산 알루미늄은 과거 미국 알루미늄 시장의 약 10%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3% 정도의 시장점율을 갖고 있다.알루미늄은 항공기 소재, 전기차 배터리 양극박, 캔 소재 등 다종다양한 분야에 많이 쓰이는 금속이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고관세 부과로 미국내 알루미늄 공급부족으로 알루미늄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 미국 시장에서 알루미늄 가격이 오를 경우 한국 기업들도 수출에 나서는 등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의 알루미늄 전문 기업으로는 조일알미늄, 삼아알미늄, 남선알미늄, 피제이메탈, 알루코, 동원시스템즈 등이 있다.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은 전면 수입 금지와 러시아의 알루미늄 생산업체 루살을 제재할 경우 러시아산 알루미늄을 수입하고 있는 전 세게 시장에 혼란이 생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루살을 제재 명단에 올렸지만 알루미늄 가격이 급등하는등 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했다.
프랑스 파리폴리테크닉연합기관(Institut Polytechnique de Paris)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러시아는 세계 티타늄 생산 시장이 13%, 니켈 시장의 12%, 백금시장의 10.5%, 알루미늄 시장의 5.4%, 구리 시장 4%, 코발트 시장 4.4%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또 세계 팔라듐 생산의 37%를 차지하고 있는 팔라듐 최대 생산국이다.
러시아는 알루미늄 주요 생산국일 뿐 아니라 알루미늄 생산을 위한 전세계 공급사슬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이 때문에 서방의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산 수입을 줄여왔다.
러시아는 수입다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크다.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통상장관은 지난해 2월 수출 시장을 서방에서 중국,튀르키예, 동남아시아, 러시아 주도 유라시아국가연합과 CIS(독립국가연합) 회원국등 대체시장으로 다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