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핵심광물’ 중국 의존도 50%대로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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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핵심광물’ 중국 의존도 50%대로 낮춘다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2.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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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리튬, 니켈 등 10대 '전략 핵심광물'의 중국 수입 의존도를 50%대로 크게 낮추기로 했다.  전략 핵심광물은 배터리, 이차전지, 반도체 등 주력 첨단산업 제품들에 들어가는 필수 광물이다.해외 자원개발 기업에 투자세액공제를 10년 만에 부활해 해주고 실패 가능성이 높은  해외 자원탐사를 광해광업공단이 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10대 전략 핵심광물 중 니켈을 제외한 9개 광물(희토류 5종 포함)의 중국 의존도는 매우 높다. 2021년 기준으로 이차전지 양극재에 쓰이는 탄산망간과 수산화리튬의 중국 의존도는 각각 100%와 84%다. 영구자석에 들어가는 희토류는 86%, 이차전지 양극재용 수산화코발트는 69%를 중국에 의존한다. 핵심광물의 처리와 가공 공정 대부분이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7일 오후 4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열린 핵심광물 확보전략을 위한 업계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회의에는 전영현 삼성SDI 부회장, 이방수 LG에너지솔루션 사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박현철 금속재자원산업협회장, 이강명 성일하이텍 사장, 황규연 광해광업공단 사장, 이인호 무역보험공사 사장을 비롯한 전기차, 이차전지 등 핵심광물자원 수요기업, 국내외 자원개발기업, 재자원화 기업과 핵심광물 관련 유관기관 대표와 관계자가 참석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7일 오후 4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열린 핵심광물 확보전략을 위한 업계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회의에는 전영현 삼성SDI 부회장, 이방수 LG에너지솔루션 사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박현철 금속재자원산업협회장, 이강명 성일하이텍 사장, 황규연 광해광업공단 사장, 이인호 무역보험공사 사장을 비롯한 전기차, 이차전지 등 핵심광물자원 수요기업, 국내외 자원개발기업, 재자원화 기업과 핵심광물 관련 유관기관 대표와 관계자가 참석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현대자동차 등 핵심광물 수요기업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핵심광물 확보 전략'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국가가 관리하는 핵심광물 33종을 선정했다. 이 중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희토류(세륨, 란탄,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터븀 등 5종) 등을 10대 전략 핵심광물로 선정해 강도 높게 공급망 관리를 하기로 했다.  

10대 전략 핵심광물 확보를 위해 중국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폐광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로 했다. 우선, 특정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비해 조기경보시스템을 만든다. 핵심광물 수급 상황을 진단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해 수급 위험이 발생하면 조기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또 핵심광물의 비축량과 품목을 늘리기로 했다. 희소금속 비축량을 현행 54일분에서 100일분으로 늘리고, 2026년까지 새만금 산업단지에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를 세우기로 했다. 정부는 전기차 등에 사용된 핵심광물 폐기물의 재자원화 비율을 현 2%대에서 2030년 20%대로 높이기로 했다.

한국광해광업공단 군산비축기지에서 직원들이 기지로 들어온 희소금속의 중량을 재고 있다. 사진=한국광해광업공단 유튜브 캡쳐
한국광해광업공단 군산비축기지에서 직원들이 기지로 들어온 희소금속의 중량을 재고 있다. 사진=한국광해광업공단 유튜브 캡쳐

정부는 아울러 핵심광물 확보 다각화를 위해 해외자원 개발에 나서는 기업에 금융과 세제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2013년 일몰 후 10년 만에 다시 도입하는 '해외자원개발 투자세액공제'를 해주기로했다. 해외광업권을 취득할 때 투자액의 3%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세액공제 요율은 조세특례제한법이 국회에 제출되는 올 3분기(7~9월) 중 확정될 전망이다. 자원개발 실패 시 손실금 인정 범위를 확대하고, 해외 자회사 배당금에 대한 세부담은 완화한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핵심광물 확보전략을 위한 업계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핵심광물 확보전략을 위한 업계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과거 누적된 자원투자 실패로 자본잠식에 빠진 광해광업공단의 역할과 기능은 강화한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9월 제정된 한국광해광업공단법에 따라 공단의 신규 해외자원 개발 투자는 막혀있다. 정부는 공단의 재무건전성 개선 상황을 고려해 해외 직접투자 재개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위험도가 높은 해외자원 탐사를 공단이 먼저 수행한 뒤 민간기업 투자와 연계시키는 사업모델도 구축한다.

정부가 핵심광물 확보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은 미중갈등으로 공급망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으로 대중(對中) 수출 통제에 나서는 상황에서 중국이 희토류 등을 '자원 무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은 2010년 일본 순시선이 센카쿠열도에서 자국 어선을 나포하자, 희토류의 일본 수출을 막았다.

전기자동차와 이차전지 등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핵심광물의 중요성이 커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40년 핵심광물 수요는 2020년보다 4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양 산업부장관은 "핵심광물은 특정국에 매장과 생산이 집중돼 있으며 대체재 확보가 어려워 글로벌 산업과 에너지시장에서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를 위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핵심광물의 안정 확보는 광물 수요의 95%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게 지속가능한 산업경쟁력 확보에 필수 과제"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안정적인 핵심광물 공급망을 적기에 구축하고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만큼, 우리 기업들이 핵심광물을 확보하는데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번에 발표한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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