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학 전문가, 소녀 '상징적 할례' 제안했다가 여론 뭇매
상태바
윤리학 전문가, 소녀 '상징적 할례' 제안했다가 여론 뭇매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0.02.20 13: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몬트리올대 철학과 교수이자 윤리학 연구센터 설립자 다니엘 마르끄 와인스톡 교수

윤리학 전문가가 해괴한 제언을 했다가 퀘벡주 교육뷰 전문위원에서 퇴출당했으나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소녀 할례도구.
소녀 할례도구.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의 일간지 주르날 드 몽레알(Le Journal de Montréal)은 19일(현지시각) 퀘벡 주 교육부가 '윤리 및 종교문화' 과목 개정을 위한 전문가 포럼에서 여성 차별과 여성 인권 침해 행위를 제도화하자는 망발을 내뱉은 윤리 철학 전문가를 퇴출시켰다고 보도했다.

전 몬트리올대학교 철학과 교수이자 같은 대학교 윤리학 연구센터의 설립자인 다니엘 마르끄 와인스톡(Daniel Weinstock) 교수는 정치철학 분야의 권위자다.  지난 2004년 트뤼도 재단 대상(le Prix de la Fondation Trudeau)을 수상한 데서 보듯 캐나다 연방정부의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의 강력한 지지자로 통한다.

그런데 퀘벡 주 초중고교의 '윤리 및 종교문화 éthique et culture religieuse' 교과과정 개정을 위한 전문가 포럼에 전문위원으로 위촉된 와인스톡 교수가 지난 2012년에 한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전 퀘벡 언론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주르날 드 몽레알은 논란이 된 와인스톡 교수의 발언 내용을 자세히 전했다.

"유대인과 이슬람 교도는 소년들에게 할례(割禮)를 실시합니다. 이 두 공동체에게 소녀들에 대해서는 의사의 입회 하에 성기 주변에 약간의 표식만 남기는 '상징적 할례'를 제안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그 비용은 퀘벡 주정부가 부담해야 하겠지요."

여성 할례란 여성의 성적 쾌락을 죄악으로 규정하고, 성감을 느끼는 것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어린 여성의 성기를 훼손하는 야만 행위이다. 따라서 세계 각국의 인권단체들이 여성할례 반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런 여성할례를 제도화, 합법화하자는 와인스톡 교수의 발언이 알려지자 퀘벡 언론은 크게 분개했다. 이런 사람이 캐나다 다문화주의의 권위자, 철학자,  윤리학 전문가란 이름으로 퀘벡 주 초중고교  '윤리 및 종교문화' 교과 개정을 위한 포럼에 전문가로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퀘벡인에 대한 모욕이라는 것이다.

결국 쟝-프랑수와 로베르쥬(Jean-François Roberge) 퀘벡 주 교육부 장관은 공보관 명의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퀘벡 주 교육 당국은 와인스톡 교수가 그런 발언을 한 사실을 몰랐고, 여성할례를 결코 지지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하고, 와인스톡 교수를 전문위원에서 즉시 해촉한다고 발표했다. 

근무시간 중 국가 공무원의 종교적 상징물 패용을 금지하는 등 종교와 행정의 분리를 법제화한 퀘벡 주에서는 캐나다 연방의 다문화주의가 말하는 타문화에 대한 관용과 공존, 수용의 한계가 과연 어디까지인지를 놓고 앞으로도 상당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