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비자물가 4.8%↑...'물가불안' 불씨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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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소비자물가 4.8%↑...'물가불안' 불씨는 여전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3.06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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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로 10개월 만에 4%대 진입했다.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정부가 민간에는 각종 제품 인상 억제를 요구하면서도 정작 공공요금은 올려 물가상승률이 다시 5%대로 올라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서울 용산의 한 대형마트점 판매대에 있는 햇감자.감자 가격이 최근 열흘 사이에 35~77% 오르면서 서민가계를 압박하고 있다. 사진=박준환 기자
서울 용산의 한 대형마트점 판매대에 있는 햇감자.감자 가격이 최근 열흘 사이에 35~77% 오르면서 서민가계를 압박하고 있다. 사진=박준환 기자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38(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4.8%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4월(4.8%) 이후 처음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2021년 4월 2.5%를 시작으로 같은 해 9월까지 2%대를 지속하다가 10월부터 3%대로 치솟았다. 이후 지난해 3월 4.1%를 기록하면서 10년 3개월 만에 4%를 돌파했고, 7월 6.3%까지 오른 다음 5%대로 내려와 올해 1월까지 5%대를 지속했다.

2023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 사진=통계청
2023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 사진=통계청

변동성이 심한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해 물가의 기조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4.8% 올라 1월(5.0%)에 비해 상승 폭이 조금 낮아졌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에 비해 5.5% 상승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6% 올랐다.

품목별로는 공공요금이 물가상승을 주도했다. 전기·가스·수도는 전년대비 28.4% 올라 별도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이어갔다. 전기요금(29.5%)과 도시가스료(36.2%), 지역 난방비(34.0%) 가격이 크게 올랐다.서비스 물가는 전달에 비해 0.4%, 1년 전에 비해 3.8% 올랐다.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전달에 비해 0.7%, 5.7%로 전월(5.9%)보다 둔화했다. 외식 물가는 7.5% 올랐고 외식 외 물가상승률은 4.4%였다. 농축수산물은 전월에 비해 0.6% 하락했지만 1년 전에 비해서는 1.1% 상승했다.
공업제품 상승률은 5.0%로 1월(6.0%)보다는 상승 폭이 낮아졌다. 석유류가 1.1% 하락했다.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내려간 것은 2021년 2월(-6.3%) 이후 2년 만이다. 가공식품은 10.4% 올라 전월(10.3%)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2009년 4월(11.1%) 이후 최고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비상경제장과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비상경제장과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여전히 물가 수준이 높아 민생 부담이 큰 만큼 정부는 물가 둔화세가 가속화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면서 "부문별로 불안 요인이 남아있지만,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향후 물가의 둔화 흐름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재부는 이날 지난해 4월(4.8%) 이후 처음으로 4%대에 진입하는 등 안정흐름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특별한 외부충격이 없다면 안정흐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누적된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식품·서비스 등 수요품목의 가격 불안요인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기재부는 "주요품목 가격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중앙 공공요금(도로·철도·우편 등)의 안정적 관리, 할당관세 등 추가·연장 검토, 분야별 민생지원 방안 강구 등을 통해 국민 부담을 완화하고 물가안정 기조가 안착되도록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앞서 지난 2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물가여건 변화 및 주요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서 "최근 물가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으나 국내외 경제 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둔화 속도가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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