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 '짠물 배당성향'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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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 '짠물 배당성향' 이대로 좋은가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3.08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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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주총서 200원 배당 의결예정

콩을 원재료로 해서 간장 등 식품을 제조, 판매하는 샘표가 오는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주당 200원의 배당과 오너 3세 박진선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결의한다. 샘표의 배당성향 즉 총이익 중 배당금으로 나가는 금액의 비율이 지나치게 낮아 이익의 주주환원이 말의 성찬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액주주들은 경영진들이 자사주를 매입해 보유만 할 게 아니라 소각해서 주당 순익을 높이고 배당성향을 높이는 적극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주총 의결에 이목이 쏠린다.

간장 전문 식품 기업 '샘표'의 로고.사진=샘표
간장 전문 식품 기업 '샘표'의 로고.사진=샘표

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샘표는 오는 20일 오전 11시 경기도 이천시 샘표식품 이천공장 강당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주당 200원의 배당과 박진선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 등을 의결한다.

샘표는 지난달 17일 이 같은 내용을 공시했다.

시가배당율은 0.42%이며 배당금총액은 4억3319만 원이다. 

샘표의 '짠물' 배당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대단히 크다.다. 샘표는순이익 중 배당금 총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배당성향이 크게 떨어지는 기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샘표는 2016년 사업결산부터 실적과 무관하게 줄곧 주당 200원, 총액 4억 4352만원 배당을 유지하고 있다. 샘표식품도 지주사인 샘표에서 인적분할된 뒤 주당 200원 배당을 고수하고 있다. 배당금 총액 역시 6년간 9억 1332만원으로 고정돼 있다.배당성향은 순이익이 229억 7000여 만원을 낸 2021년 1.93%로 코스피 상장사 평균치 35%와 큰 차이가 난다. 지난 10년 동안 샘표의 배당성향은 2016년 18.21%로  가장 높았고 2018년 2.08%, 2019년 1.79%, 2020년 1.26%로 '짠물' 기조를 이어갔다.

배당동결 요인에는 ▲실적감소 ▲시설투자(CAPEX) 확대 등이 꼽히고 있다. 시장에선 이 같은 배당은 기업들의 주주가치 제고 행보와 동떨어졌단 평가를 내놓고 있다.

샘표는 지난해 9월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취지로 자사주 100억원 규모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27일부터 자사주 매입에 나서 지난 2월 3일까지 자사주 9만 9649주를 취득했다. 이에 따라 자사주 비율은 3일 기준으로 26.3%를 기록했다. 

남은 과제는 자사주 소각이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주식 수가 늘어 주당 순이익이 늘어 주주들에게 돌아갈 몫이 커진다. 그런데 샘표는 아직 자사수 소각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자사주를 소각하지 않으면 자사주 매입으로 지배주주 경영권만 보호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박 사장 사내 연임도 주요 안건이다. 통과되면 그는 사내이사직을 4연임한다.  박 사장은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97년부터 현재까지 샘표 주식회사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2008년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2014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 2016년 샘표식품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현재까지 각 직책을 역임하고 있다.

샘표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718억 원, 영업이익 1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3489억 원)에 비해 6.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219억원)에 견줘 52.8% 급감한 것이다. 

샘표 측은 "연결 회사인 샘표식품의 손익 감소로 영업이익이 줄었다"면서 "샘표식품은 원자재 가격, 제조성 경비 상승과 판매 촉진비, 운반비 등 영업비용 증가로 인해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샘표주가는 전날에 비해 1.52% 내린 4만8600원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1398억 원으로 집계됐다.샘표식품은 전날에 비해 1.14% 내린 3만350원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13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주회사인 샘표이 최대주주는 박진선 대표이사로 34.05%를 보유하고 있고 아들 박용학 샘표식품 상무가 6.58%를 보유하고 있다.

1978년생인 박용학 상무는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6년간 LG전자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샘표식품에 2018년 초 입사했고 2년 만에 상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샘표는 지금까지 장자에게 경영권을 물려줬기 때문에 박 상무는 가업을 이끌 후계자로 꼽히고 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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