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포스코 합작사 '코리아니켈' 왜 청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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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포스코 합작사 '코리아니켈' 왜 청산하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3.13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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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니켈 설비, 2차 전지용 니켈 생산 부적합 판단
황산니켈 생산 위해 각자도생의 길 걷기로

고려아연이 2차전지용 니켈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포스코아 합작해 설립한 니켈 제조기업 코리아니켈을 청산하기로 했다. 코리아니켈 설비는 주로 스테인리스강(STS)용 니켈을 생산하기 때문에 미래 사업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포스코는 보유지분 14%를 모두 매각했다.

켐코가 생산하는 2차전지 양극재 핵심 소재 황산니켈. 사진=켐코
켐코가 생산하는 2차전지 양극재 핵심 소재 황산니켈. 사진=켐코

코리아니켈은 지난 1987년 고려아연과 포스코 계열사 포스틸, 세계 최대 니켈 생산업체인 브라질 철광석 생산업체 발레가 인수한 캐나다의 인코(INCO)오 합작해 설립한 회사인데 설립 36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에 처해졌다.

코리아니켈 온산공장 전경. 사진=코리아니켈
코리아니켈 온산공장 전경. 사진=코리아니켈

13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니켈은 이달 중 주주총회에서 청산 절차 안건을 처리할 방침이다. 주주총회 승인을 받은 후 연내 청산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다.

코리아니켈의 청산은 이미 예고됐다. 코리나이켈은 지난해 1월 울산 온산공장 내 제조시설 가동을 이미 중단했다. 발레의 니켈 원재료 공급계약, 포스코그룹의 니켈 공급계약도 모두 종료했다.포스코도 지난해 10월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의 코리아니켈 지분 14%를 매각했다

포스코 측은 "자회사인 SNNC에서 니켈을 공급받고 있는 만큼 지난해 코리아니켈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고 밝혔다.

니켈의 용도.니켈의 최종소비용도는 30만 가지 이상이지만 64.5%가 스테인레스강 제조다. 사진=코리아니켈
니켈의 용도.니켈의 최종소비용도는 30만 가지 이상이지만 64.5%가 스테인레스강 제조다. 사진=코리아니켈

코리아니켈은 그동안 발레의 니켈 반제품을 제련해 포스코에 공급했다. 코리아니켈이 생산하는 니켈 제품은 스테인리스강(STS)과 특수강 등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유틸리티 니켈이다. 연산 5만t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2차전지용 니켈 사업을 하려는 고려아연의 사업취지에 맞지 않는 제품이라는 점이다.

코리아니켈 지분은 지난해 말 현재 고려아연이 34%를 갖고 있고 이어 영풍(27%), 최내현 한국전구체·켐코 대표이사(최제임스성,10%), 영풍문화재단(5%) 등 동일인과 그 관련자가 8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최내현 대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사촌이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오른쪽)과 고려아연 자회사 켐코 최내현 대표가 배터리 리사이클링과 전구체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오른쪽)과 고려아연 자회사 켐코 최내현 대표가 배터리 리사이클링과 전구체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LG화학

고려아연과 포스코가 코리아니켈을 정리한 것은 니켈사업에서 독자노선을 걷기 위한 것이다. 고려아연은 LG화학과 손잡았다. 두 회사는 각각 35%, 10%이 지분을 소유한 켐코를 2017년 설립해 황산니켈을 생산하고 있다. 켐코는 LG화학과 51 대, 49의 지분투자로 한국전구체를 설립했다. 

켐코가 생산하는 황산니켈의 포장된 모습.사진=켐코
켐코가 생산하는 황산니켈의 포장된 모습.사진=켐코

코리아니켈 온산공장 옆에서 생산설비를 운영중인 켐코는 황산니켈을 생산해 양극재 핵심 원료인 전구체를 만드는 한국전구체에 공급하고 있다.

켐코 온산 공장 전경.사진=켐코
켐코 온산 공장 전경.사진=켐코

고려아연은 앞으로 니켈광석을 고려아연의 주주인 트라피큐라,전자폐기물 재활용 자회상니 이그니오홀딩스, LG화학 조달처 등을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2030년 니켈 생산 22만t 체제를 갖추기 위해 중국 자원기업 닝보리친과 2025년까지 인도네시아에 연산 6만t 규모의 니켈 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 전기차 120만대분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포스코는 또 니켈 정광을 수입하고 있는 뉴칼레도니아에 연간 2만t 규모의 니켈 정제공장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건설중이다. 포스코는 또 지난 2021년 호주 니켈 광산업체인 레이븐소프의 지분 30%를 2억 4000만 달러(약 3100억 원)에 인수하는 등 독자 니켈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철의 제왕 포스코와 비철금속 제왕 고려아연은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니켈 시자을 놓고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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